하반기 경제 회복속도가 금융당국의 금리와 환율 관리에 달려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1일 ‘하반기 한국경제의 성장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경제는 미국경제와 세계 IT경기, 국제유가와 글로벌 유동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세계경기와 국제유가 등 관리 불가능한 요인을 제외하면 결국 경제 회복속도는 금리ㆍ환율 등 금융변수의 적절한 관리 여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국내 경기가 올 1ㆍ4분기를 저점으로 상승 전환했으며 하반기 미국경제 성장률이 2.4%로 연착륙하고 세계 IT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부진했던 IT경기도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고 D램 가격이 이달 들어 전월비 10% 이상 상승하는 등 하반기에 완만한 회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국제유가 불안은 앞으로도 지속돼 하반기 경제 불안요인이 될 전망이다. 연구소는 원유공급이 저조하고 휘발유 재고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성수기에 접어들어 하반기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상반기보다 배럴당 5달러 이상 높은 65~7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미국경제와 세계 IT경기, 국제유가 등은 관리가 불가능한 변수라는 점에서 우리 경제의 회복속도는 결국 환율과 금리 관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동결하고 엔화 가치 하락에 국제적으로 공동 대응하는 공조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특히 “금리인상은 엔 캐리 트레이드 등 해외자금 유입을 촉진시켜 원화 가치 추가 상승 등의 역효과를 일으키고 가계나 중소기업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 금리정책은 콜금리 목표를 현 수준(4.5%)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국제 가격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는 실질실효환율 기준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958원60전으로 현재는 원화 가치가 4% 이상 고평가된 상태다. 연구소는 또 “외환시장에서는 대규모 외화차입이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감독ㆍ감시기능을 강화하고 해외투자 확대로 자본거래 조절능력을 높여야 한다”며 “글로벌 엔화 약세에 대해서는 국제적 공조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일본 금리인상 가능성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력 확대 등으로 하반기 엔화 가치가 오를 전망이지만 상승은 매우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원ㆍ달러 환율이 연말에 914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하반기에 평균 918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