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경색… 성장·경쟁력 장애 우려(국내경제)

◎설비투자 부진의 영향설비투자의 극심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국민계정에 따르면 97년 1·4분기 설비투자는 이미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하였다. 설비투자의 부진은 공공 부문보다는 민간 부문에서, 그리고 비제조업보다는 제조업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97년 상반기 공공부문 중에서도 비제조업 부문의 기계수주액은 6.7% 증가하였으나 제조업 부문은 오히려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의 부진은 하반기에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최근 통상산업부의 「2백대 주요 기업 설비투자계획 조사」에 따르면 상반기 설비투자는 전년동기대비 2.1%감소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무려 7.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러한 설비투자의 부진에는 순환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혼재되어 있다. 순환적 요인으로는 우선 투자 조정 국면을 들 수 있다. 96년 하반기에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97년에는 상대적으로 저투자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 다음으로 정치일정에 따른 경영환경 불투명성 증대를 들 수 있다. 대선이 있는 해에는 많은 분야의 정책 대안이 제시되고 토론되는 반면 그 구체적인 방향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기업은 주요 투자 계획을 가능하면 정치일정 이후로 연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는 이러한 순환적 이유보다는 보다 구조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첫째 고금리, 고임금, 고지가, 정부규제 등에 따라 투자환경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물론 정부는 경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개혁이 추진되고 있으나 단기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구조 조정에 따른 연쇄부도로 기업들의 자금동원 능력 및 투자마인드가 크게 저하되었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시장 비효율성에 따른 자금 경색에 따라 정상적인 기업조차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설비투자의 위축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다. 단기적으로는 우선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킨다. 97년 설비투자 증가율이 ▽2.8%(현대경제사회연구원 전망)에 그칠 경우 경제 성장률은 약 0.5%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또한 96년 설비투자 증가율이 8.2%였던 것과 비교할 경우 97년 경제성장률은 설비투자 부진으로 인해 약 2.0%포인트나 낮아지는 영향을 받게 된다. 반면 수입감소에 따른 경상수지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체수입에서 자본재의 비중은 약40%에 이르고 있어 설비투자의 부진은 단기적으로 수입 둔화의 효과를 준다. 실제로 97년 상반기중 기계류의 수입 감소로 약 13억달러의 경상수지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설비투자의 위축은 잠재성장 능력 및 국가 경쟁력 하락을 초래하여 경제 선진화에 큰 장애요소가 될 것이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자본의 기여도가 약 40%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설비투자의 부진은 잠재성장률을 크게 하락시킬 수밖에 없다. 또한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합리화 및 연구개발 관련 설비투자가 위축될 경우에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설비투자 부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는 성숙단계에 진입하기도 전에 스스로 성장률을 끌어 내리는 우를 범할 것이다. ◎국내 금리 전망/수급 양호­부도 불안 상존 조정 지속 지난주 시중금리는 조정장세가 지속되었다. 지준마감을 앞둔 은행의 보수적 자금운용, 7천억원대의 회사채 발행량, 자금조달여건 악화로 인한 부도 가능성 등 불안 요인과 통화지표 안정에 따른 당국의 신축적인 통화공급 여력, 투신권의 수신고 증가에 따른 채권 매수세 확대 등 안정요인이 병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정장세 가운데 기관들의 신용도별 회사채 선별 매수에 따라 금리의 등락이 결정되는 양상을 나타내었다. 당일 회사채 발행량이 많더라도 5대그룹 계열사의 회사채가 발행되는 경우에는 금리가 하락하는 반면 그외 기업의 회사채가 발행되는 경우에는 금리가 보합 또는 상승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번 주에도 시중금리의 조정양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8월 회사채 발행량이 2조8천억원대에 달하였으나, 최근 금융권의 지급보증 기피에 따라 발행 취소 물량이 증대하고 있어 물량 증대에 따른 부담은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당국의 신축적 통화 관리와 투자권의 수신액 증가로 금리가 하락세로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기업 부도 가능성 상존으로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위축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고 신용도별 회사채 차별화도 여전히 확대되고 있어 금리의 하락세 반전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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