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복합할부를 대체할 '신(新) 복합할부' 상품 출시를 선언하면서 현대차와 카드사 간 복합할부 논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카드사들은 새로운 상품은 카드사의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반면 현대차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각각 3월과 2월에 현대차와의 가맹점 계약 종료를 앞둔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이르면 이달 중으로 새로운 구조의 복합할부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복합할부 상품과 가장 큰 차이점은 고객이 카드로 차 값을 결제하면 '한 달 후'에 카드사가 채권을 캐피털사로 넘긴다는 점이다. 현행 복합할부 상품은 결제 이후 이틀 이내에 채권을 캐피털사에 넘기고 고객은 캐피털사에 돈을 갚는 구조였다.
복합할부 상품은 카드사가 캐피털사로부터 바로 돈을 받기 때문에 사실상 감수할 리스크가 없고 따라서 수수료도 낮춰야 한다는 현대차의 주장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카드사가 기존 복합할부와 같은 수준의 혜택을 주기 위해 첫 달 무이자 할부를 해 주고 캐피털 대출 시점도 결제 직후가 아닌 한 달 후로 미뤄져 다소간의 이자를 아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단 카드사는 한 달간 차 값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늘어나므로 캐피털사와 수수료 마진에 대한 협의를 다시 해야 한다.
카드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현대차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용공여기간을 늘린다는 것은 꼼수에 불과하다"며 "이런 식으로라면 신용공여 60일짜리, 90일짜리 상품이 양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수준으로 수수료를 낮추면 고객 혜택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3,000만원짜리 차를 기준으로 체크카드 수수료율로 낮춘다고 해도 고객 혜택은 0.12%포인트 정도밖에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와 BC카드는 협상 결렬로 복합할부상품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KB국민카드는 복합할부상품 수수료를 체크카드 수준인 1.5%로 낮추기로 협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