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가진 간담회에서 "국제금융 상황이 절박하다. 환율전쟁으로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이번 금리동결은) 고뇌에 찬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금통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표결내용 일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일부 금통위원이 "총재도 n분의1에 불과하다"며 총재의 권위에 도전한 것을 의식한 것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동결을 놓고 금통위원 간 치열한 격론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김 총재는 연속된 금리동결이 정책의 실기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 듯 "금리인상 기조는 살아 있다"며 "(금리 결정은) 방향과 타이밍 등 두 가지 문제다. 우회전에 필요한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율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지금은 인상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금리인상을 미루고 있는 것이 자산의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에 대해서는 "개발도상국은 자산 버블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선진국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버블의 개연성을 걱정하거나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일본 고위당국자들이 우리의 환율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과 관련, "특정 국가(일본)가 환율에 대해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