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은행, 경영여건 안 좋지만 역할 더 해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은행들의 적극적인 역할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총재는 15일 한은 본관에서 8개 시중은행장들과 가진 금융협의회에서 “최근 자본시장 여건이 좋지 않으면서 (신용공급에서) 은행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경영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은행장들이 역할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앞두고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소수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이 은행의 신용공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들의 역할이 중요해진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김 총재는 “장기투자재원을 어떻게 만드느냐와 중소기업을 어떻게 도울 지가 최근 각국 중앙은행의 관심”이라며 “이 과정에서 은행과 자본시장의 관계가 재정립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14일(현지시간) 열린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 지명자의 청문회에 대해선 “양적완화를 무한정 지속할 수도 없고, 너무 빨리 종료해서도 안 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옐런이 미국 대형은행 건전성이 과거보다 나아졌으나, 아직 대마불사 문제는 해결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은행장들은 “회사채시장 등 직접금융시장에서 비우량기업에 대한 높은 수준의 신용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의 기업평가에 대한 신뢰부족 때문”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또 “순이자마진(NIM) 축소세가 지속돼 은행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대응노력이 긴요하다”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