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강기정∙이용섭 후보가 21일 공식적으로 단일화 의사를 밝혔지만 그 영향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조짐이다. 지난 대선에서 단일화에만 의존하다 패한 트라우마와 “단일화에 혁신도 명분도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가세해 거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전남도당 대의원대회 합동연설회에서 “후보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당 내에서 범주류권 후보로 분류되는 강∙이 후보는 22일부터 실무팀 차원에서 단일화 방식 등을 놓고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와 이 후보는 민주당의 본산인 광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어 전대 초반부터 단일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비주류의 좌장 격인 김한길 후보 대세론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범주류권에서 단일화 없이는 현실적으로 승산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한 몫 했다. 일단 두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되면 친노(친노무현), 호남 세력이 결집해 김한길 대세론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 범주류측 계산이다.

그러나 단일화의 파급력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당내에선 친노와범주류권에 대한 대선패배 책임론이 팽배해 있는 상황인데다 전대를 불과 2주 앞두고 두 후보가 완전한 세 결집을 이뤄내기엔 시기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두 후보의 단일화가 ‘명분 없는 담합’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김 후보는 전남도당 대의원대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단일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명분”이라며 “두 후보의 단일화는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도 “지난 대선 이후 상대 후보를 꺾기 위한 맹목적인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아졌다”며 “강∙이 후보가 ‘혁신’보다 단일화를 먼저 앞세우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