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로 '누에다리'에 안전망 설치

지난 겨울 박성중 서울 서초구청장은 김준규 검찰총장의 전화를 받았다. 김 총장은 서초동 대검찰청을 지나는 반포로의 육교(누에다리) 얘기를 꺼냈다. 점심시간에 누에다리를 자주 찾는 그는“산책코스로 안성맞춤”이라면서도 “육교에 안전장치가 없어 자살장소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조치를 당부했다. 지난해 9월 반포로에 누에다리가 설치된 후 서초구청에는 김 총장 외에도 “혹시 발생할지 모를 자살이나 추락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상당수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구는 최근 주민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누에다리에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망을 추가 설치했다고 8일 밝혔다. 서초구는 안전망을 설계하면서 당초 누에다리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했다. 그 결과 다리를 둘러싼 기존 안전망에 가느다란 와이어망을 25㎝ 간격의 직사각형 모양으로 보완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와이어망은 먼 거리에서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당초 설계된 모양을 해치지 않는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누에다리는 지난해 9월 대검찰청 뒤편 몽마르뜨언덕과 서울성모병원 인근 서리풀공원을 연결해 산책로를 조성한다는 취지에서 설치됐다. 두 공원은 서초역~대검찰청~서울성모병원을 지나는 반포로(8차선)로 인해 수십년간 단절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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