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모씨는 필로폰 판매ㆍ투약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지인 장모씨를 도울 방법을 고민하다 지난해 10월 필리핀에 있는 마약상 이모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정씨는 이씨에게 "재판을 받고 있는 장씨가 수사공적을 쌓아 양형을 감면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씨는 장씨에게 '던지기 수법'을 제안했다. 던지기는 자신 또는 제3자의 형사처벌수위를 낮추거나 보상금을 수령할 목적으로 마약밀수범행 의사가 없는 사람을 이용해 마약을 밀수입하는 범죄수법이다.
이후 이씨는 자신이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씨에게 마약을 소포로 보내기로 하고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던 김씨가 마약을 받을 때에 맞춰 검찰에 제보하기로 정씨와 공모했다.
범행 계획에 맞춰 이씨는 김씨에게 중고 골프채 카탈로그를 보내주겠다고 속여 김씨의 주소로 필로폰이 들어 있는 서류봉투를 보냈다.
정씨는 김씨의 집에 서류봉투가 도착할 것이라는 얘기를 이씨로부터 전해 듣고 검찰에 "필로폰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발송됐는데 수령지만 알고 있다"며 필로폰 밀수정보를 허위 제보했다.
이들은 범행에 성공해 김씨가 체포되면 체포 사실을 장씨에게 전달해 장씨가 거짓 공적조서를 법원에 제출할 수 있게 도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씨의 빗나간 우정은 친구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형사처벌이라는 부메랑으로 자신에게 돌아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박성진 부장검사)는 필리핀에 거주하는 마약상 이씨와 공모해 제3자 명의로 마약을 밀수입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정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12월 마약을 주문하지도 않은 김씨에게 필로폰 1.3g이 들어있는 서류봉투를 보내도록 해 마약을 밀수하고 이를 수사기관에 허위 제보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