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환율 8년10개월來 최저

달러화 강세 불구 매수심리 위축…연내 700원대 가능성


원·엔환율 8년10개월來 최저 달러화 강세 불구 매수심리 위축…연내 700원대 가능성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원ㆍ엔 환율이 8년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700원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좀처럼 달러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다 아베 신조 일본 신임 총리가 엔화 약세를 선호하는 만큼 올해 안으로 원ㆍ엔 환율의 700원대 진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의 상대적인 약세는 전세계의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 중인 국내 기업의 수출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원ㆍ엔 환율 8년10개월 만에 최저치=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2원50전 떨어진 803원5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간 9원70전이나 급락하며 지난 97년 11월18일(804원74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 원ㆍ엔 환율은 2004년 2월 1,100원대를 기록한 뒤 2년 넘게 하락세를 보이며 올 4월 800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초에는 840원대로 오르기도 했으나 이달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엔ㆍ달러 상승세를 반영하지 못하자 또다시 하락했다. 이 같은 원ㆍ엔 환율의 하락세는 원화가 달러강세보다는 위안화 절상 추세 등 환율 하락요인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엔ㆍ달러 환율은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 등 영향으로 지난달 초 114엔대에서 117엔대로 올랐지만 원ㆍ달러 환율은 최근 두달 만에 950원 아래로 떨어지며 달러화 강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출업체들이 추석 자금 마련을 위해 달러화를 내다 팔고 있는데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연내 700원대로 하락할 듯=이 같은 원ㆍ엔 환율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베 총리가 고이즈미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경제 성장을 강조, 저금리와 엔화 약세를 선호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근 위안화 절상 추세도 원화 강세의 압력 요인이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지난 19일 방중 이후 위안화 가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폴슨 장관과 중국 수뇌부 사이에 위안화의 추가절상에 대한 이면 합의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변수는 29일 발표되는 일본의 각종 경제지표들이다. 소비자물가와 실업률ㆍ산업생산 등 굵직한 지표들이 부진할 경우 엔화 약세가 추가로 진행, 원ㆍ엔 환율이 700원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와 수출기업에 대해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새 정권이 안정을 찾기 전까지는 엔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연내 원ㆍ엔의 700원대 진입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내년 원ㆍ엔 환율 하락의 영향이 세계 경기 둔화세와 겹칠 경우 국내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6/09/2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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