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브랜드는 전세계 시장으로 도약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지향한다. 자국에서만 인정 받는 지역 브랜드는 일류 브랜드라고 말할 수 없다.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 ‘초일류 브랜드=글로벌 브랜드’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요즘 모두가 글로벌 브랜드를 외치고 있지만 과연 글로벌 브랜드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정의하면 글로벌 브랜드는 ‘복수 지역의 특정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인지도와 선호도를 확보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 위한 조건들을 좀더 자세히 살펴본다.
◇명확한 목표 시장 선정 = 제품에 따라서 1, 2위 브랜드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시장에서는 복수의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다.
따라서 자사가 어떠한 세분된 시장을 목표로 삼는가에 따라서, 한 브랜드의 글로벌 브랜드 성패 여부가 결정된다. 기업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을 만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2위만 살아 남을 수 있는 시장에 무모하게 진입했다가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글로벌한 제품 컨셉트 = 한 기업이 시장을 확대할 때 각 국가마다 목표 시장을 달리한다면 마케팅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브랜드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게 된다.
이로 인해 글로벌한 제품의 컨셉트가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에 적합하게 개발되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면 화장품 시장의 랑콤, 오디오의 Bose 등은 전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컨셉트로 소비자에게 접근한다.
◇기본적인 품질 확보 =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 위해 기본적인 품질이 확보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원산지 효과를 받기 어려운 경우에 품질의 중요성은 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산악 자전거 시장에서 ‘Specialized’나 ‘Cannondale’은 산악자전거의 종주국인 미국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Giant, Wheeler, KHS 같은 대만 브랜드들은 미국 브랜드보다 더 좋은 제품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 수많은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과잉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자사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인 BMW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의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BMW는 서브 브랜드의 사용을 최소화하며, 어느 나라에서는 동일한 컨셉트로 커뮤니케이션 하게 한다.
한편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살펴보자. 흔히 글로벌 브랜드는 고급 브랜드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글로벌 브랜드 중에는 고급 브랜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 위해 반드시 고급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혼다, 아이보리, 니베아 등의 제품은 전세계를 시장으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이지만, 고급 제품은 아니다.
또 다른 오해는 매출 규모가 커야 한다는 것. 타깃 시장이 넓어 매출 규모가 크다면 글로벌 브랜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특정 세분 시장만 확실하다면 적은 매출로도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다. 실제로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에는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가 존재한다.
Quad, PSB 등은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나름대로 목표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시장을 지배한다. 또 화장품 시장에서도 매출은 작지만 전세계인들에게 인지도와 선호도를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많다. Aveda, Origin, Anna Sui 등은 Loreal Paris나 Estee Lauder 만큼의 매출은 올리지 못하지만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 받는다.
끝으로 해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선입견을 꼽을 수 있다. 일부 글로벌 브랜드들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지향해 개발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글로벌 브랜드는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발전돼온 경우가 많다. 우리에게 익숙한 GE, Nokia, Toyota, 코카콜라 등 대부분의 유명 브랜드들 모두 초기에 자국 시장을 토대로 사업을 키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