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포트폴리오/ 7월호] “완만한 회복…4%대 성장 그칠듯”

하반기 경제전망
각종 경제지표 혼조세 거듭…경기 상승세진입 장담 못해
성장률 전망 잇단 하향조정, 2분기에 경기저점 가능성
3분기후 성장률 가시화등 미약하지만 회복 시그널


올 하반기 경기는 상반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산업활동, 소비심리, 수출, 서비스업 생산, 기업체감경기 등 각종 경제 지표들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올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대 중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에서 4%대로 낮췄으나 실제로는 3% 후반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경기 회복세 예상보다 부진=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5월 생산ㆍ설비ㆍ투자는 전달에 비해 거의 나아진 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산업생산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늘었으나 지난해 2ㆍ4분기 평균 12.7%에는 턱없이 못 미쳤다. 계절적인 요인을 제외하면 경기가 횡보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다. 비록 도ㆍ소매 판매가 3.8%가 늘어나면서 증가 폭이 2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해 5월이 2.8% 감소한데 따른 착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으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는 선행지수와 현재의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매달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경기가 아직 상승 쪽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못 잡고 있는 것. 김철주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은 “5월 도소매 판매, 설비투자, 건설 등의 지표에서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는 등 수출 부진을 내수가 받쳐주는 모습”이라면서도 “유가 등의 대외 여건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 유가 동향은 하반기 경기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상훈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환율 상쇄 효과로 고유가 충격을 덜어낼 수 있었지만 하반기에도 유가가 계속 치솟으면 내수가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역시 “수출 둔화가 생각보다 빠른 반면 내수는 완만한 회복에 머물고 있다”며 “특히 고유가가 지속되면 수출입은 물론 내수에도 부정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반기 성장률 4%대 중반 그칠 듯= 이처럼 고유가 충격에다 수출 둔화, 내수 회복 지연 등의 여파로 올 하반기 GDP 증가율은 4% 중반에 머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15개 은행과 증권사, 경제연구소들은 3ㆍ4분기에 평균 4.2%, 4ㆍ4분기 4.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ㆍ4분기 성장률이 2.7%, 2ㆍ4분기 전망치가 3.3%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경제 성장률이 3.75%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정부의 수정 목표치인 4%대에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국내외 경제 기관들도 전망치를 속속 하향조정하고 있다. 김중웅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현재 가계 및 개인 부채가 각각 500조원 가량 되는 데다 고용 시장도 침체 국면을 이어가고 있어 단기적인 경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올해 성장률은 3.6%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전망치를 당초 4.0%보다 0.5% 하향 조정한 것. LG경제연구원의 경우 지난달 올해 전망치를 4.3%에서 4.1%로 낮췄다. 삼성경제연구소 역시 지난 5월 2ㆍ4분기 3.6%와 하반기 4.2% 등을 포함, 올해 성장률을 3.7%로 내린 바 있다. 이 같은 하향조정 러시는 외국계도 마찬가지다. 국제 신용평가 기관인 피치는 지난달 수출 증가세 둔화와 내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올해 전망치를 4.0%로 0.5%포인트 낮췄다. JP모건도 최근 올해 당초 제시했던 4.0%에서 3.5%로 0.5%포인트 하향조정했다. ◇경기 저점은 찍은 듯= 전문가들은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경기가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는 본격 회복 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있다. 비록 각종 경제 지표들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약하나마 경기 회복의 신호는 보인다는 것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거시경제팀장은 “경기 흐름 자체가 아직도 바닥권을 다지는 수준”이라면서도 “하반기에는 서비스업이 수출과 제조업의 둔화를 웃돌 정도의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수출 부진과 고유가 등으로 산업생산 증가세가 기대에는 못 미쳤다”면서도 “경기가 2ㆍ4분기에 저점을 찍고 3ㆍ4분기에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내수가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보이는 게 긍정적이다. 이 팀장은 “5월 도소매 판매 증가율이 2002년 이후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고, 설비투자와 건설도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내수가 살아나면서 성장의 축이 수출에서 내수로 옮겨가는 모습”이라며 “경기가 2ㆍ4분기 들어 회복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경기 둔화 우려에도 4월 비농가취업자수 등의 지표를 보면 고용 수요와 개인 소득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며 “완만하지만 꾸준한 소비 회복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우증권은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익 모멘텀이 살아날 것”이라며 “특히 산업재와 경기관련 소비재, 금융, 정보기술(IT) 등 주요 섹터들의 이익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석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도 “하반기 들어서는 원ㆍ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둔화될 것”이라며 “3ㆍ4분기 이후 성장률 회복이 가시화되면 기업 실적도 턴어라운드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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