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할 때는 보통 상고·여상 졸업생이나 상경계열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다. 실제 이들 상경계 졸업생들은 금융업무에 친숙해져 있어 뽑아놓으면 짧은 기간의 신입사원교육으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특히 여상·상고 출신들은 부기·주산·펜글씨·워드 프로세서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받고 또 자격증까지 취득한 경우가 많아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매우 편리한 것이 사실이다. 상경계 대학 졸업생도 학교에서 무역용어·신용장·각종 경제·경영개론 등을 배웠기 때문에 실무를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판과 펜글씨 대신 계산기와 컴퓨터가 일반화되면서 주판알 튀기는 소리가 사라졌고 아예 주판을 금융기관 책상 위에서 찾아보기조차 어려워 졌다. 또 새로운 각종 경제·경영 용어들이 만들어져 개론만 배운 대학 졸업생이 모르는 용어가 태반이다.
따라서 인사를 다루는 부서는 신입사원 모집에 애를 먹으며 신입사원 교육은 처음부터 다시 시켜야 겨우 업무에 투여할 수 있다. 그래서 시내 모 금고는 아예 예능계 졸업생을 뽑고 있다. 교육은 어차피 다시 시켜야하니 어느 계열의 졸업생을 뽑든 마찬가지고 차라리 부유한 집안 출신인 예능계 졸업생을 뽑아 예금실적이라도 올리자는 계산에서라고 한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미국은 정해진 교과목은 선생님이나 교수들이 참고서적을 알려주고 학생들 스스로 읽도록 한다. 실제 강의는 신문·잡지 등 언론이나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사례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식으로 교육을 시키기 때문에 실질적인 교육이 되고 있다.
때문에 일간 신문은 반드시 매일매일 읽어둬야만 강의를 이해할 수 있다. 회사에서 치르는 승격 시험의 상식 시험에서 대부분 실패하는 사원들에게 물어 보면 신문, 그것도 금융·경제 관계 기사들을 읽지 않았기 때문인 것을 알 수 있다.
요즈음 논란이 되고 있는 한자 겸용 시비도 그렇다. 몇몇 비서들은 명함에 찍혀 있는 기업이나 사람의 이름을 읽지 못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는 일이 많다는 웃지 못할 이러한 사실만 봐도 대답은 분명해 진다.
실질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교육 커리큘럼을 현실에 맞게 다시 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