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성장동력사업 '車반도체' 개발 무산 삼성전자·현대車, 기술유출 문제등 접점 못찾아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관련기사 상호불신에 성장동력 '물거품' 정부가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으로 추진해온 ‘자동차용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갈등으로 사실상 좌초됐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연간 시장규모만 20조원에 육박할 만큼 성장한 캐시카우이지만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불협화음 탓에 핵심기술 국산화는 이미 물건너간 셈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지난 2003년부터 정부의 주선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동개발을 추진해왔으나 자동차 기술 유출 및 투자 리스크 문제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공동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는 최근 1년여 동안 공식적인 회의조차 갖지 않는 등 공조체제를 전혀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고위인사(당시 정부 관계자)는 “양사가 2년여 전부터 정부의 요청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면서 “양사 모두 프로젝트 도입 초기부터 자동차 제조기술 유출이나 투자부담 등을 이유로 적극적인 참여를 꺼려해 지난해부터 사실상 백지상태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양사는 당초 공조를 적극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와 공동개발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판로확보 불투명 등 쟁점이 부각되는 바람에 또다시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2003년부터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총 2,00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이중 상당 규모를 자동차용 반도체에 지원하고 있다.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당시 현대차 임원)는 “차량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려면 현대차의 기술을 상당 부분 공개해야 한다”며 “여전히 르노삼성차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그룹이 향후 자동차사업을 재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술을 공개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사업 불투명성을 이유로 소극적이어서 협력이 답보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간부도 “차량용 반도체는 사람 목숨을 다루는 만큼 납품을 받는 완성차 업체들이 군사용 제품만큼이나 높은 품질 신뢰도를 요구하는데 이제 갓 만들어진 국산품이 시장을 뚫을 수 있을지 불투명해 투자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반도체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자동차용 반도체의 시장규모에 대해 올해 169억달러, 오는 2007년 213억달러, 2010년에는 28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5/06/12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