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또 추락

어반크루져 등 결함 전세계 639만대 리콜


일본 자동차 업체 도요타가 전세계에서 639만대의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 지난 2009~2010년 1,000만대 이상의 사상 최대 리콜사태를 겪었던 도요타가 올 2월 소프트웨어 문제로 하이브리드 모델 프리우스 190만대를 리콜한 데 이어 또다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소비자 신뢰에 큰 흠집이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쿄증시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돼 도요타의 주가는 3% 이상 급락했다.

도요타는 9일 27개 모델의 차량에서 조향축 버팀대, 스파이럴 케이블, 시트 레일, 엔진 시동장치, 와이퍼 모터 등 5건의 결함이 발견돼 이 같은 리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하는 차량은 총 676만대지만 일부 모델은 두 가지 이상 결함이 함께 발견돼 실제 리콜 대상 차량은 639만대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어 이번에 발견된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하거나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는 등의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아직 사고나 사망자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리콜 모델은 2005년 1월부터 2010년 8월까지 판매된 소형세단 야리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어반크루져, 2004년 6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판매된 SUV 라브4와 픽업트럭인 하이럭스 등이다. 리콜 대상 차량 가운데 167만대는 북미지역에서, 108만대는 일본에서 팔렸고 유럽지역에도 82만대 이상이 운행 중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리콜 대상 차량의 결함이 디자인이나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며 "이번 리콜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통틀어 가장 규모가 큰 사건 중 하나"라고 전했다.

도요타는 올해 2월에도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주행 중 차량 정지 문제가 발생한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190만대를 리콜한 바 있다. 또 2009년~2010년 가속페달 결함(급발진 문제)으로 1,000만대 규모의 사상 최대 리콜사태를 겪었고 이와 관련해 지난달 미국 당국으로부터 12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이 같은 대규모 리콜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증시에서 도요타의 주가는 전날(-2.34%)에 이어 이날(-3.08%) 크게 떨어지면서 5,450엔에 거래를 마쳤다. 치바긴애셋매니지먼트의 오쿠무라 요시히로 조사부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실적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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