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의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14일 "전세계 기업 인수ㆍ합병(M&A) 시장을 지배해왔던 미국계 사모펀드의 영향력이 점차 쇠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미국계 사모펀드들이 전세계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10년간 비 미국계 사모펀드들은 미국계 사모펀드들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 모으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계 주요 기업들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위세를 떨쳐 온 사모펀드가 폭발적인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고 있는 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와 이들 지역의 사모펀드로 대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루벤스타인은 "앞으로 국부펀드는 정부가 자금을 대고 운용은 별도의 전문가 그룹이 맡는 새로운 형태의 사모펀드를 설립해 직접 투자를 늘리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ㆍ싱가포르 및 중동 국가들의 막대한 외환 보유고와 국부는 블랙스톤ㆍ칼라일ㆍKKR 등 미국계 거대 사모펀드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루벤스타인은 미국계 사모펀드들이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치열한 경쟁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칼라일의 경우 중국 투자를 할 때 현지 전문가들을 대거 고용하고 위안화로 펀드를 만드는 등의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이 같은 전략으로 투자자금의 대부분을 현지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칼라일 그룹은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지 10여년만에 이 지역에서 100명 이상의 투자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