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영향, 경기침체→추가감원 악순환 불러

국민의 경제생활에 직결되는 실업 문제는 경기를 좌우하는 핵(核)의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실업률 0.1%포인트의 움직임에도 때로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정부가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고용 불안이 사회적인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경기 침체와 그에 따른 추가 감원으로 이어지면서 한 나라 경제를 끝없이 추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업 증대로 인해 가장 먼저 가시화되는 문제는 국민들의 소비심리 위축.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개인소비가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웃도는 수준이다. 국민들이 당장 일자리를 잃어 씀씀이를 대폭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소비 부문이 급속도로 위축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고용 불안에서 비롯된 소비 위축은 기업의 경영 실적을 악화시키고, 이는 기업들의 연쇄 도산을 유발하거나 비용 절감을 위한 기업들의 대단위 구조조정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다시 수많은 실업자들이 쏟아져 나오면 소비는 한층 더 얼어붙으며 경기를 꼼짝없이 악순환의 고리 안에 가둬놓고 마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재정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공적자금을 투입, 정부는 빚더미에 올라앉고 이는 결국 국민들의 세금 부담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실직자들에 대한 실업 수당이 급증하는 것 역시 재정 적자를 부풀리는 요인. 이 같은 악순환을 보여 주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일본. 버블 붕괴와 함께 시작된 경기 침체는 일본의 실업률을 5%대로 끌어올렸고, 이같은 수치는 직장인들의 고용 불안을 부추기면서 소비 부진과 기업 실적 둔화, 증시 부진으로 이어지는 등 경기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負)의 연쇄고리를 형성했다. 조속한 경기 회복이 예상되던 미국의 경우 실업 통계가 악화된 것이 앞으로의 경기 동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ㆍ4분기중 미국 기업들의 감원 규모가 무려 55만5,000명에 달했다는 집계 결과가 나온 가운데, 실업 증대는 조만간 미국인들의 소비를 끌어내리면서 미 경기를 이중 침체(더블 딥)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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