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배달야식'

44일 지난 햄 사용 등 5곳 중 1곳 위생불량

서울시내 야식 배달업체 5곳 중 1곳은 위생이 불량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한 곳에서 20개가 넘는 전화번호를 확보해 각기 다른 음식점인 것처럼 홍보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서울시는 지난달 중대형 야식 배달전문 음식점과 식자재 공급업체 106곳의 위생 실태를 수사한 결과 22곳(20.8%)을 위생불량으로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배달전문 음식점이 17곳, 식재료 공급업소가 5곳 적발됐다.

위반 사례를 보면 원산지 거짓 표시가 7곳, 식품표시사항 누락이 7곳, 유통기한 경과제품 사용·판매가 2곳, 포장생닭 임의개봉 후 무표시 판매가 3곳, 비위생적 식품 취급이 3곳이었다.

A배달음식전문점의 경우 유통기한이 각각 71일, 44일 지난 어묵과 햄을 사용하다가 적발됐고 B업체의 경우 고객에게 배달할 소스 통 위에 슬리퍼를 올려놓는 등 위생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소당 최대 25까지 전화번호를 확보해 번호별로 다른 음식점인 것처럼 야식배달업체 소개책자 등에 선전하는가 하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유명 배달전문 인터넷 웹사이트와 연동해 영업하는 업체들도 대거 적발됐다. 일부 업체는 습도와 온도가 높아 조리환경이 열악한 지하에 위치하거나 상호 간판조차 없이 영업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수사는 인터넷 검색과 주택가 등에 살포된 업소 홍보전단 수거를 통해 수집한 '24시간 배달전문 음식점' 등 106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대부분의 배달전문 음식점은 전화로 주문 받고 배달하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종사자나 설비 등의 위생 실태가 노출되지 않는 맹점이 있다"며 "월드컵 기간에 주문이 증가하는 배달음식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업해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