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유령주ㆍ대주주 횡령ㆍ검찰고발ㆍ적대적 기업인수(M&A) 등 굵직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어 소액주주들이 올 주총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선심성 배당까지도 실시할 계획이지만, 소액주주들은 부실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감자ㆍ액면분할 줄줄이=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 이번 주총에서 감자를 준비 중인 기업들이 늘고 있다. 퇴출기준이 강화되면서 감자를 피할 수 없지만 연일 주가가 하락하면서 소액주주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는 기업 중 가산전자 등 5곳은 서둘러 감자를 결의했지만, 아이빌소프트ㆍ무한투자ㆍ한아시스템 등은 이번 주총에서 감자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어서 주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액면분할과 감자를 병행하는 아이빌소프트는 감자 결의 이후 6일 연속 하한가로 추락하는 등 관련 기업의 주가는 연일 폭락하고 있어 주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4곳 중 한 곳 사업목적 변경=정기 주총 일정을 공시한 364곳 중 20%가 넘는 78개 기업이 사업목적을 변경한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거나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들이 사업다각화와 신규사업 진출을 이유로 사업목적 변경에 적극 나서고 있다.
TG벤처는 2002년 745억원ㆍ지난해 314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낸 후 최근 최대주주가 큐캐피탈파트너스로 바뀌고, 사업목적에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추가했다. 아이트리플(옛 경우미르피아)은 2002년 133억원ㆍ지난해 173억원의 적자를 낸 후 기존 사업인 신기술관련 제품개발ㆍ토목건출 설비업ㆍ방사선 관련사업 등을 삭제하고, 교육서비스업ㆍ복권 발행업 등으로 바꿨다.
태고종이 지분을 인수한 에이엠에스는 인쇄업을 삭제하고 추모공업 건립 및 납골ㆍ팬션ㆍ노인복지 사업, 에머슨퍼시픽은 골프장 운영업ㆍ카지노업, CMS는 통신ㆍ전자장비 관련 사업을 12개나 추가했다.
◇소액주주 목소리 커진다=대주주 횡령ㆍ회계처리기준 위반 등으로 주가에 타격을 입은 기업들의 소액주주들은 주총에서 큰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한빛네트와 한림창투ㆍ아세아조인트 등은 소액주주들이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적자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하는 곳도 늘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지난해 3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대양제지도 지난해 순손실 14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지만, 주당 250원을 배당한다. 시가배당률은 5.41%로 등록기업 전체 평균 4.4%를 웃돈다. 이 외 코스맥스ㆍ디지탈퍼스트 등도 순손실로 돌아섰지만 각각 주당 35원ㆍ주당 10원 배당을 실시하며 우리조명은 소액주주만 주당 15원의 차등배당을 한다.
<이상훈기자,노희영기자 sh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