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치장한 슬로프…예술 덧칠한 폐광… 정선 여름옷을 입다

강원랜드는 스키 슬로프에 눈 대신 꽃으로 흰색을 덧칠했다. 가벼운 차림으로 완만한 오르막의 슬로프를 트레킹하는 맛도 이채롭다.

'아티스트 인 레지던시(Artist-in-residency)'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작가들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는 삼탄아트마인 전시실.

삼탄아트마인의 수장고 안에는 10만여점의 예술품이 보관돼 있다.

1,589억원을 들여 영업장 면적과 게임기를 늘리는 환경개선사업을 마친 강원랜드 카지노.

화려한 변신 삼탄아트마인
독일 졸페라인 탄광 벤치마킹… 광산에 미술관·박물관 조성
예술·추억의 명소로 떠올라

새 단장한 강원랜드
고지대 위치해 가을보다 서늘… 야생화 보며 스키슬로프 트레킹
카지노 즐기지 않아도 재미 쏠쏠



강원도 정선이 여름맞이 단장을 끝냈다. 휴가철을 앞두고 새 단장한 카지노로, 신규 오픈한 박물관으로 피서객 맞을 채비를 마친 것이다. 왕년에 한 겨울의 난방을 책임지던 탄광 지역이 이제는 한 여름에 더위를 피하는 피서지로 180도 변신한 것은 그래서 더욱 이채롭다. 올 여름 한철 폭염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하고픈 여행객이라면 폐광 위에 새로 들어선 카지노로만 유명했던 정선의 변신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삼탄아트마인=삼탄아트마인은 삼척탄좌를 줄인 삼탄(Samtan)과 예술(Art), 광산(Mine)의 합성어다. 지난 2011년 초 전시전문 업체 솔로몬이 정부 입찰에서 운영자로 선정된 후 폐탄광 활성화 자금을 지원 받아 삼척탄좌 시절 종합 사무동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개조, 갤러리로 오픈했다. 삼탄아트마인은 조계종단 소유 땅에 건립된 것으로 로비가 4층에 있는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120억원을 투입, 지난달 29일 정식 오픈했다.

이곳의 특징이라면 '아티스트 인 레지던시(Artist-in-residency)'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작가들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는 것. 7월 현재 이곳에 상주하는 작가 15명은 개인적인 작품 활동 외에 삼탄아트마인에서 진행하는 아트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삼탄아트센터 3층은 현대미술관과 삼탄역사박물관ㆍ삼탄뮤지엄으로 꾸며져 있다.

김진만 삼탄아트마인 전무는 이와 관련, "미술관 'CAM'에서는 현재 삼탄아트마인 개관을 기념해 뮌, 이가와 세이료, 하종현, 가와다 쓰요시 등이 참여한 '위대한 탄생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탄자료실과 삼탄뮤지엄은 예술작품들과 삼척탄좌 시절의 자료들을 매칭하기 위한 일환으로 광원들이 사용하던 물건들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전시실 한곳에는 당시 사용하던 광원 일지, 무전기와 방독면, 급여 명세서와 거래 은행에 필요한 인감 신고서 등이 탄광으로 영화를 누리던 당시를 반추하고 있다.

이밖에 2층에는 세계미술품 수장고와 기획전시실이 있는데 수장고에 보관된 미술품 10만여점은 김민석 대표가 30여년간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것들이다.

삼탄아트마인 앞마당은 레일바이뮤지엄이 들어설 조차장을 중심으로 동굴와이너리ㆍ글라스하우스ㆍ원시미술박물관 등이 구성돼 있다. 조차장에는 수직갱도의 외부 구조물로 높이가 53m나 되는 철탑이 우뚝 서 있다.

한때 이곳 조차장 지하 600m에서 퍼올려진 석탄은 청량리로 실려가 삼표연탄에 남품되기도 했다. 김 전무는 "삼탄아트마인은 독일 에센지방의 졸페라인 탄광을 모델로 조성된 것"이라며 "졸페라인 탄광은 전시공간으로 변신한 후 광산 시절보다 고용효과가 더욱 높아진 것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삼탄아트마인도 졸페라인을 벤치마킹, 비슷한 경제유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강원랜드=폐광 지역 진흥의 아이콘인 강원랜드도 최근 총 사업비 1,589억원을 들여 카지노 영업장 면적과 게임기를 늘리는 환경개선사업을 마쳤다. 강원랜드의 시설 확장은 2003년 메인 카지노 개장 이후 10년 만으로 카지노 영업장 넓이가 6,000㎡에서 1만1,000㎡로 두 배 가까이 넓어졌고 테이블이 132대에서 200대, 슬롯머신은 960대에서 1,360대로 증설됐다.

이와 관련, 최혜련 홍보팀 대리는 "공간과 게임기 부족으로 야기됐던 좌석매매, 대리 배팅 등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며 "실제로 시범운영에 들어간 이달 1일 이후 하루 평균 카지노 입장객은 8,1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강원랜드 측은 카지노 시설 확장으로 연간 방문객 숫자가 최대 500만명선까지 늘어나면서 지역경기 활성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카지노로 유명하지만 여름 피서지로도 적격이다. 고지대에 위치해 여름에도 20도 안팎으로 서늘하고 해가 떨어지면 긴 소매 옷을 걸쳐야 할 정도다. 기자가 취재를 갔던 날에는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는데 잠깐 동안의 강우에도 날씨가 웬만한 가을보다 서늘해져 차 안에 히터를 켜야 할 정도였다.

카지노를 즐기지 않는 여행객이라면 하이원리조트 스키장의 스키슬로프 트래킹에 나서 보는 것도 좋다. 강원랜드 측은 야생화를 식재해 눈 대신 흰꽃으로 슬로프를 뒤덮는 장관을 연출,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 여행 코스

▲당일

삼탄아트마인→정암사→만항재→사북석탄유물보존관→함백역사자료관

▲1박 2일

첫째날 / 삼탄아트마인→정암사→만항재→사북석탄유물보존관

둘째날 / 화암동굴→아라리촌→아리힐스→동강생태체험학습장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정선군청 관광문화 www.ariaritour.com

- 삼탄아트마인 www.samtanartmine.com

- 정암사 www.jungamsa.com

■ 문의 전화

- 정선군청 관광문화과 (033)560-2363

- 정선군 종합관광안내소 1544-9053

- 삼탄아트마인 (033)591-3001

■ 맛집

- 운암정:전통 한정식, 사북읍 하이원길, (033)590-7631~2

- 만항할매닭집:황기백숙ㆍ닭볶음탕, 고한읍 함백산로, (033)591-3136

■ 주변 볼거리

민둥산ㆍ제장마을ㆍ몰운대ㆍ정선레일바이크ㆍ오장폭포ㆍ별천지박물관ㆍ백두대간약초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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