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뿐 아니라 금융구조도 국가경쟁력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특히 전체 금융에서 주식,채권 등 자본시장의 비중이 높을수록 국가경쟁력도 높아 은행 일변도의 현 금융정책을 자본시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문제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8일 한국증권연구원 주최로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금융패러다임'회의에서 고려대학교 장하성 교수와 박상용 증권연구원장은'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한국의 금융'이라는 제목의 공동주제발표를 통해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국가들을 표본으로 실증 연구한 결과 자본시장의 비중이 높을수록 국가경쟁력도 높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은 지난 6년간 기업지배구조를 많이 개선했지만 아직도 국가간 비교에서 하위그룹에 속해있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한국에 바람직한 산업구조와 가계의 저축구조는 자본시장의 역할을 필요로 하지만 아직도 한국의 금융구조는 은행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의 금융구조가 자본시장 중심으로 바뀌지 않는데 이유로 이들은 금융 발전에 필수적인 법,계약,회계,공시 등 인프라가 취약한 점, 그리고 재벌과 정치인,관료,금융가,대기업 노조 등 기득권 그룹이 다수 국민의 이해와 어긋나는 방향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을 꼽았다.
'금융의 정치경제학'을 주제로 발표를 맡은 미국 시카고 대학의 루이기 징갈레스 교수는 "시장인프라의 발달은 경쟁을 촉진하는 반면, 경쟁을 두려워하는 집단의 엘리트들이 이러한 인프라의 구축을 억압하고 있으며 엘리트들의 시장억압이 가장두드러진 영역이 금융"이라고 진단, 자본시장의 자유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금융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역과 자본의 개방이 필요하다"며 50년간 은행들의 주도로 기업들의 사채발행을 억제하는 임무를 맡아오다 기업들의 유로시장 사채발행 확대에 따라 사라진 일본의 '회사채위원회'사례를제시했다.
그는 또 "금융발전을 위해서는 가장 효율적 경제주체가 생산자원을 소유하도록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부당한 부의 이전을 막을 수 있도록 기업 지배구조와 세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