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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통영에 위치한 펜션 '모노퍼니'에선 직선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이리저리 뻗고 꺾인 직선이 입체감과 공간감을 더한다.
객실 설계를 구성하는 기본 원리는 한옥의 세칸 집이다. 침실과 식당, 욕실이 서로 분리돼 한 칸씩 차지하고 있으며 그 사이를 기역(ㄱ)자형 복도가 이어주고 있다.
땅을 반 층씩 세 단계로 나눠 가장 아래 대지는 수직으로 세 칸을 쌓고 그보다 반층 위엔 2층과 한 칸을 별개로 두고, 가장 윗편 대지는 수평으로 세 칸을 나란히 놓아 모든 객실이 각각의 특성을 지닌 채로 배치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조형적 즐거움을 최대한 살려 배치한 객실 공간과는 달리 건물 외부 벽면은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해 차분한 인상을 준다. 외부에서 보면 장난감 블록을 이리저리 쌓아 올린 듯한 모양새를 지니고 있다.
한옥과 노출 콘크리트의 만남은 어색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한옥의 처마선과 안마당을 노출 콘크리트를 통해 담아내고자 한 건축사의 의도가 실제로 구현돼 있다. 처마선 자리엔 콘크리트의 직선이, 안마당 자리엔 뚫려 있는 바깥 마당이 각각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바깥쪽 땅에서부터 건물 출입구까지는 층층이 시멘트 블록 계단이 설치돼 있어 입체감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계단 위쪽엔 잔디와 나무 데크가 깔려 있어 마치 페루 마추픽추를 본딴 느낌을 준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가 시선을 돌리면 통영 앞바다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각 객실마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즐길 수 있도록 노천 욕조도 설치돼 있다. 레스토랑이 위치한 건물을 따라 긴 직사각형 모양의 연못도 만들어 방문객들이 호숫가를 따라 걷는 듯한 재미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