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적자에도… 현대중공업 파업 강행

참가자 상품권 지급 회유에도
조합원 3000여명만 참가
내부서도 "명분 없다" 등돌려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결국 2년 연속 파업을 강행했다. 회사가 적자가 나고 전 세계 조선업황마저 비관적인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하는 것이라 조합원들의 참여도 예상보다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6일 오후2시부터 3시간 파업을 벌였다. 오후3시30분부터 진행된 파업 출정식에는 전체 조합원 1만8,000여명 가운데 3,000여명이 참가했다. 최근 노조가 파업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참가자에게 기본급의 70%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의 해프닝까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업참가율 16%는 저조한 결과다. 노조 내부에서도 이번 파업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초반 파업동력이 뚝 떨어짐에 따라 파업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원칙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파업 참가자에 대해서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히 적용할 방침"이라며 "파업은 우리 내부의 분열과 갈등만 불러일으킬 뿐,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원칙대응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회사가 존립의 기로에 서 있는 마당에 파업을 통해 임금을 올리겠다는 노조는 회사를 더 어렵게 만들 뿐"이라며 회사가 위기를 잘 극복해야 노조도 공생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임금협상을 놓고 회사는 최근 7분기 연속 적자 상황 등을 감안해 임금동결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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