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기자재株 '날개없는 추락'

업황 부진·증시 약세 겹쳐 태웅등 연고점 대비 반토막 속출



풍력 기자재 관련주 주가가 바닥 모르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동종업계 내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대장주 태웅마저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면서 시가총액 1조원 지키기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코스닥시장이 활기를 잃은 가운데 업황 회복이 계속 지연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7일 코스닥시장에서 태웅은 전일 대비 6.91% 급락한 6만4,700원을 기록하며 3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장중에는 연중 최저가인 6만3,800원까지 떨어졌고 시총은 1조597억원까지 줄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붕괴 직전까지 밀렸다. 지난 5월26일 연고점인 12만3,000원을 기록한 후 불과 4개월여 만에 주가가 거의 반토막(-47.40%)이 난 셈이다. 현진소재나 평산ㆍ용현BM 등 다른 업체의 주가 흐름은 더욱 나쁘다. 현진소재 역시 이날 연중 최저가인 1만9,15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면서 5월 고점 대비 63.03%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평산과 용현BM도 각각 고점 대비 61.69%, 63.69%의 하락세를 보였다. 8월 말 상장한 새내기주 동국S&C도 관련 업계의 찬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동국S&C의 이날 종가는 9,210원으로 상장 한달여 만에 고점 대비 24.51% 떨어졌다. 이처럼 풍력기자재 관련 주가가 5월 말 이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업황 회복 예상 시기가 자꾸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지연되고 있는 풍력기자재 업체들의 수주가 늦어도 4ㆍ4분기부터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최근에는 회복 시기가 오는 2010년 2ㆍ4분기가 될 것이라는 다소 실망스러운 전망마저 등장했다. 김보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풍력발전 수요가 올해 말부터 회복된다 하더라도 기자재 분야로까지 이어지는 긍정적 효과는 내년 2ㆍ4분기부터나 가능할 것"이라며 "아직 풍력발전단지 건설 지연 등으로 발전기 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전방산업인 조선업계의 '글로벌 해운사인 CMA CGM 악재'와 침체된 코스닥시장 분위기 등도 풍력기자재주 주가 흐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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