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성 의심" 영풍 사외이사 선임안 반대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장하성펀드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일부 기업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독립성이 의심된다”며 반대 의견을 권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이하 CGCG)는 최근 포스코, 영풍, KCC 등 3개사의 주주총회 의안 분석자료를 발표하고 일부 사외이사 선임 의결안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 회사는주주총회를 앞둔 12월 결산 상장법인으로 연구소는 이들 회사의 이사회가 선임안을 상정한 일부 후보가 대주주 및 경영진과의 이해관계, 객관적인 경력 등으로 대주주나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풍 이사회가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 김성인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는 지배주주이자 최고경영자인 장형진 영풍 대표이사 회장의 고교(서울사범대부속고등학교) 동창으로 연구소는 친분에 의해 선임된 만큼 독립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의 사외이사ㆍ감사위원 후보로 상정된 박상길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에 대해서도 포스코의 법률자문사인 김앤장 소속 변호사로 고객사의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KCC 이사회가 선임을 추진중인 3명의 사외이사에 대해선 전원 반대 의견을 내놨다. 2003년부터 KCC 사외이사를 맡아온 공석환 변호사에 대해선 정상영 명예회장, 정몽진ㆍ정몽익 대표이사 등 지배주주일가와 같은 고교(용산고) 동문으로 독립성에 의문이 들며 과거 사외이사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선웅 CGCG 소장은 “2003년 12월 지배주주의 이해관계에 따라 KCC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인수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5%룰을 위반한 사례는 독립성이 없는 사외이사들이 본분을 다하지 못한 대표적인 예”라며 “당시 공석환 후보를 비롯한 사외이사들이 공개매수 의사결정에 동의해 사외이사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이번 주총 시즌에 30~40개 기업을 선정해 추가로 주주총회 의안 분석 자료를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김 소장은 “매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중 30~40개 기업을 선정해 주주총회 의안을 분석한 자료를 내고 있다”며 “시가총액 등을 감안해 시장에 영향력이 큰 상장 기업 중 의안에 문제 소지가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추가로 분석자료를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문을 맡고 있는 장하성 펀드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서는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분석자료를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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