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장 무너져… 어떤 질책도 달게 받을 것"

MB, 형님·측근비리 사과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친인척과 측근비리와 관련해 "억장이 무너지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며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긴급 대국민 사과담화문에서 "제 가까운 주변에서, 집안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되고 15년 최측근인 김희중 부속실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여섯번째로 사과를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과 상의 없이 본인이 직접 작성한 자필원고를 읽으며 시종 굳은 표정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저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보면서 하루하루 고심을 거듭했다"며 "답답하더라도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도 생각해봤지만 그것보다 먼저 국민 여러분께 제 솔직한 심정을 밝히는 것이 지금 이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판단해서 이 자리에 섰다"고 담화문 발표 이유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저 자신 처음부터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갖고 출발해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월급을 기부하며 나름대로 노력해왔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해온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바로 제 가까이에서 이런 참으로 실망을 금치 못할 일들이 일어난 것에 대해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느냐. 모두가 제 불찰이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담화 발표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위기상황에서 임기말 국정운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개탄과 자책만 하고 있기에는 오늘 나라 안팎의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현안 과제가 너무 엄중하고 막중하다"면서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직 겸허한 마음가짐과 사이후이(死而後已ㆍ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일하겠다는 뜻)의 각오로 더욱 성심을 다해 일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국민께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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