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4%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이던 2008년 4·4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일 한국은행의 '2·4분기 국민소득'을 보면 계절변수를 제외한 명목 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4%를 기록해 2008년 4·4분기의 -2.2% 이후 18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분기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크게 상승한 탓이다. 명목 GDP는 최종생산물 수량에 시장가격을 곱해 산출되는데 원고로 수출입물가가 하락하면서 명목 GDP가 뒷걸음질쳤다.
지난 분기 실질 GDP 성장률도 속보치에 비해 하락했다. 한은은 "2·4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5%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조용승 한은 국민계정팀 부장은 "속보치 발표 이후 입수된 6월 국제수지, 산업활동동향 등을 반영했다"며 "순수출이 예상보다 작아진 것이 지난 분기 성장률 하향 조정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연간 성장률을 3.8%로 잡은 한은의 전망치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7월 하반기 전망을 하면서 실질 경제성장률이 상반기 3.8%, 하반기 3.8%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상반기 성장률은 3.68%로 전망에 못 미쳤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정부나 민간 연구기관보다 높은 데다 경기 흐름도 한은 예상보다 좋지 않은 편"이라며 "10월 수정 경제전망을 할 때 한은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GDP성장률은 부진했지만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1.1% 증가하며 1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배당 등으로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많아진 덕분이다. 전 분기 대비 실질 GNI 증가율은 지난해 2·4분기 1.9% 상승했고 △3·4분기 1% △4·4분기 1% △올해 1·4분기 0.5%로 지속 하락한 바 있다. 반면 명목 GNI는 명목 GDP가 전 분기 대비 하락하면서 0.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