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경쟁 새틀을 짜자] "성장기회·보상시스템 확실하면 한국행 원하는 해외 인재 많아"

김성수 미 헤드헌팅 업체 HR캡 대표


"글로벌 시장에서 아시아의 비중이 커지고 삼성·LG·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이 톱 플레이어로 자리를 잡으면서 해외 인재들도 한국에서 경험을 쌓으면 인생에 새로운 기회의 창(窓)이 열린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내 헤드헌팅 업체인 HR캡의 김성수(사진) 대표는 22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잉글우드클리프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본부를 상하이·싱가포르·도쿄 등에 이어 서울로도 옮기면서 해외 인재들의 한국행 욕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00년 창업한 HR캡은 삼성과 LG·SK 등 한국 기업 100여개와 교포 한인 기업, 미국·일본계 회사 등 450여곳 등 총 550개 업체에 인재 알선 계약을 맺고 있다. US팬아시안상공회의소의 '10대 아시안 아메리카 비즈니스'상을 수상하는 등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 최고의 헤드헌팅 업체로 자리잡았다.

그는 "한국 기업에서 근무하면 나중에 중국 등 아시아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고 미국에 돌아와서도 몸값이 한 단계 뛴다"며 "특히 해외 인재들은 한국 기업이 단기간에 세계 정상에 오른 비결을 배우며 함께 성장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재미 교포 인력들의 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재미 교포들은 주류 사회의 경쟁자와 달리 순전히 개인기로만 정상에 올라서야 한다"며 "정보통신기술(ICT) 교포 인력 2,000여명을 접촉해본 결과 이미 미국에서 자리를 잡았는데도 15% 정도가 성장 기회, 생활 여건만 갖춰진다면 한국으로 가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한국 기업들이 해외 인재들을 중요 자산으로 키우려면 전문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상당수 한국 기업들이 해외 인재를 채용할 때 새로운 기술이나 마케팅·비즈니스 등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 있을 뿐 구체적인 책임과 권한, 보상 문제 등을 명확하게 해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이 인재 채용의 의지는 강하지만 역량 발휘, 보상 등의 측면에서 해외 인력을 붙들 수 있는 시스템은 아직 부족하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중견 기업들의 경우 분명한 목표와 구체적인 업무는 주지 않은 채 '알아서 잘해달라'는 식"이라며 "해외 인재를 도우려는 의지는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빠져 있다 보니 전문역량을 발휘할 수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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