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유정(油井)을 사수하라`
개전후 남부 유정일부에 불기둥이 솟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이라크내 유전방화 예방 혹은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전략구상에 고심하고 있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스스로 국가자원의 파괴를 명령하지않을 것이라며 강력히 부인해 왔지만 전쟁 이틀째인 20일 남부 유정 3~4개에서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주요 언론들은 전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군이 이라크 남부 3~4개 유정에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쿠웨이트 접경지역에서 남쪽으로 13km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목격자들은 이라크 바스라 유전지대쪽에서 건물이 흔들릴 만한 폭발이 여러 차례 있은 후 화염이 치솟았다고 진술했다.
미 국방부 및 군 고위 관계자는 수일내 공습과 함께 수천명의 경보병 부대를 북부이라크에 침투, 역내 유전을 장악해 쿠르드족 등 이라크내 종족들을 떼어놓고 바그다드로 남진할 채비를 갖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방부 전략가들은 포트 캠프벨의 제101 공중강습사단을 이탈리아 비첸자의 제173 공중강습여단, 노스 캐롤라이나 포트 브레익에 본부를 둔 제82 공중 강습사단중 1개 여단과의 합동침투를 예상하고 있으며 육군 `레인저`와 기타 특수부대 전력을 보강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91년 걸프전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퇴각할 당시 유정에 방화, 수주동안하늘이 검은 색 연기로 뒤덮히는 등 환경피해가 극심했으며 화재피해 복구는 9개월에 200억달러가 소요됐다.
전문가들은 후세인이 12년전과 마찬가지로 유정에 불을 지를 경우 복구비용은 50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세계 7위 석유 수출국인 이라크에서 이처럼 유정 파괴 소식이 전해지자 석유 시장 전문가들은 이 보도의 진위 여부와 함께 세계 원유 수급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걸프만 각국 석유 보급선 운송이 이미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유정 파괴 여부에 따라 국제 유가가 심하게 출렁일 수 있기 때문.
유정파괴는 이라크 전쟁의 `최대 복병`이다. 특히 이라크 석유 수출량의 35%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어 이에 차질을 빚을 경우 미국의 에너지 수급환경은 위기에 직면할것으로 분석된다. 또 전세계 원유시장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유정이 파괴되는 최악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80~100달러까지 미칠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