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업계가 중국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DVR업체들은 완제품 보다 보드 수출 등을 통해 중국 금융권, 관공서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등 기존 시장의 포화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중국을 잡아야 한다는 업계 내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중국시장은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보안수요가 급증하면서 DVR시장도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디스(대표 김영달)는 최근 삼성전자와 130여억원 규모의 4채널 독립형(스탠드 얼론) DVR용 보드 공급계약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보드를 받아 완제품을 만들어 중국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아이다스는 이달부터 2006년 6월까지 3만여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피카소정보통신(대표 김동연)도 최근 중국 보천(普天)그룹과 3년간 4만2,000여대 PC타입용 보드 계약을 맺었다. 올해만 6,000대 규모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며 3년간 350여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코디콤(대표 안종균ㆍ박찬호)도 2001년부터 현지법인을 통해 자체 브랜드로 PC타입 제품용 보드 수출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렇게 국내 DVR업계가 보드 수출에 주력하는 것은 완제품시장에서 중국 현지업체들과 대만업체들과의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힘든 반면 보드는 완제품에 비해 절반의 짧은 제조공정에도 불구하고 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중소업체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경북 구미에 위치한 씨티앤컴(대표 박찬덕)은 올해 1월 중국공상은행(中國工商銀行)에 30여억원 규모의 DVR 완제품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금융기관, 지자체 정부, 외국계 회사 등을 상대로 한 국내업체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중국진출 러시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부에서는 현지 업체와의 가격경쟁, 불안한 대금결제, 잦은 불법복제 등을 이유로 무분별한 중국진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VR 업종은 범람하는 불법복제와 자국산업을 보호하려는 중국 당국의 태도로 피해를 입기 쉽다”며 “몇년전 수출된 우리 제품의 복제품이 현지에서 우리 브랜드를 달고 지금까지도 유통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현상경기자 hs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