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라이프] LG전자 디지털경영 시동

「디지털 경영의 밑거름은 ERP로부터」LG전자는 이달말까지 인터넷 중심의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는 전사적 자원관리(ERP·ENTERPRIESE RESOURCE PLANNING)시스템을 구축한다. 94년부터 추진한 내부 정보인프라 혁신 프로그램이 4년6개월의 대장정끝에 일단 마무리된다. ERP는 연구개발·구매·생산·마케팅·판매·서비스·회계 등 모든 경영활동을 이미 패키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사용해 하나의 전산망으로 묶는 내부 정보 인프라. 블럭게임처럼 미국식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라 제작된 프로그램을 근간으로 현실에 맞게 하나씩 짜맞추는 방식이다. 자체 개발 형태의 맞춤복은 아니지만 기성복을 자기 몸에 맞도록 고친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컴퓨터 단말기를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의 눈높이로 작성된 모든 경영활동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게 됐다. ERP는 무엇보다 업무별 정보 장벽을 허물어 빠르고 투명한 프로세스를 창출하고 업무간 시너지 효과를 높여 비효율의 여지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생산·영업 등 일련의 프로세스가 실시간으로 전산화되고 이를 모든 구성원이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본사 영업부서에서 구미공장의 재고나 생산현황을 언제나 점검할 수 있고 각 부문의 실적자료가 며칠만에 바로 집계될 수 있는 등 기존의 틀이 완전히 깨진다. 모든 경영활동의 결과가 전산망으로 통합되는 것이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업무 프로세스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LG전자는 이번에 구축한 ERP를 바탕으로 초스피드를 지향하는 디지털 경영혁신의 밑거름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LG전자의 ERP는 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CSC INDEX사에 의뢰해 전사적 정보시스템을 진단하는 「윈(WIN)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이어 글로벌 정보통신 인프라구축·비지니스 프로세스혁신·경영시스템의 변화 등 3개 측면에 개선방향을 두고 정보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때부터 ERP에 시동이 걸렸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정보 인프라는 자체 개발보다는 세계적인 업체의 패키지 ERP로 만드는게 보다 높은 효율성을 갖고 있다는 판단였다. 그리고 기존 프로그램과의 접합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 오라클의 ERP를 선정한 다음 재무·생산·영업·개발·시장정보 등 5개 부문을 하나의 전산망으로 연결하는 정보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재무와 생산의 인프라는 오라클의 ERP 프로그램으로 구축했고, 여기에 LG-EDS가 자체 개발한 영업 프로그램과 EDS의 패키지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연결했다. 또 LG-EDS와 공동 개발한 고객정보에 대한 데이터 웨어하우징을 붙이는데 성공했다. LG전자가 이처럼 모든 업무의 정보 인프라를 ERP를 이용해 만들지 않은 것은 관세환급 등 아직 글로벌 스탠더드와 국내 경영환경이 동떨어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LG전자측은 『아직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효과를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비용을 3분의 1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ERP는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지향점은 고객·딜러·협력업체 등 외부 주체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전자상거래에 있다. 사이버 공간을 통한 글로벌한 정보 인프라시스템을 통해 스피드를 높이는 게 목표. 여기서 ERP는 가장 기본적인 내부 인프라를 담당하는 것이다./김기성 기자 BSTAR@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