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자원민족주의 격화] 국내업계 대응

국가별 투자위험 분석·도입선 다변화등 모색

정유사나 종합상사 등 국내 업계는 당장 별다른 영향은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자원개발사업이 타격을 입을까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미는 물론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 진출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원유도입선 다변화 등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볼리비아 인근 페루에서 유전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SK㈜는 현지 대통령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페루 입장에서도 국가적 프로젝트인 만큼 사업에 차질을 빚는 사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다만 이란과 나이지리아에 이어 남미 지역까지 정치상황이 불안해져 유가상승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저가원유 도입과 원유개발 노력을 배가하는 등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가스업계의 한 관계자도 “현재 볼리비아 등에서는 가스를 도입하고 있지 않아 영향은 없다”면서 “안정적인 가스도입이 중요한 만큼 시장 변화를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상사들은 일단 남미의 자원민족주의가 단기간에 다른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국가별 투자위험을 면밀하게 점검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 삼성물산 자원개발팀 관계자는 “볼리비아의 에너지 국유화는 이미 1년 전부터 예견된 일이라 미국 등 일부 투자기업은 투자지분을 줄여왔으며 실제 군병력을 투입한 광구는 일부에 불과하다”며 “남미 국가의 자원민족주의는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이뤄진 조치이므로 단기간에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종합상사들은 행여 불어닥칠 시장 여파를 고려해 가스ㆍ석유 등 에너지 수급상황과 국제 시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이번 조치를 계기로 국가나 지역별로 컨트리리스크를 분석하고 이를 헤지(hedge)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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