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타임캡슐’ 관심 모아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4일 투신자살하면서 그가 살아 생전 현대 계동사옥 한쪽에 직접 묻었던 `현대건설 타임캡슐`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타임캡슐에는 현대건설 임직원 개개인의 10년 후 목표와 소망이 소중히 담겨 있다. 하지만 정작 현대그룹 대외업무 총괄회장이자 현대건설 회장으로 타임캡슐 이벤트를 직접 주도했던 정 회장 본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결과를 볼 수 없게 됐다. 5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현대건설 회장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99년 5월25일 창립 52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현대건설 임직원 4,500여명의 목표와 미래상을 적은 `꿈의 실현 계획서`를 타임캡슐로 제작, 계동 사옥 본관과 별관 사이 빈터에 묻었다. 피라미드 모양의 이 타임캡슐은 가로와 세로 각각 115㎝, 높이 72㎝ 크기로 회사 직제표와 임직원 이름이 담긴 디스켓, 부서별 단체사진, 동료ㆍ가족사진 등이 담겨 있다. 타임캡슐의 모형으로는 당초 소떼 방북을 상징하는 송아지 모형과 금강산관광을 뜻하는 금강산 모형,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한반도 모양 등이 검토됐으나 결국 현대건설의 로고인 삼각형을 본뜬 피라미드 모양으로 결정됐다. 타임캡슐에는 당시 현대건설 최고 책임자였던 정 회장과 사장으로 있던 김윤규 현 현대아산 사장의 소망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타임캡슐은 묻은 지 10년 후인 오는 2009년 5월25일 개봉될 예정이다. 현대 관계자는 “정 회장이 타임캡슐을 묻을 당시 `10년 후 함께 열어보자`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그분이 당시 오늘의 결과를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정회장의 죽음을 애도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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