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51P 급등] 투자자들 모처럼 웃었다

'장대비가 내린후 활짝 갠 하늘을 보는 기분입니다'27일 서울 여의도 S증권 객장을 찾은 회사원 송정태(39)씨는 '지난 며칠이 왜그리도 길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날 주가가 55.91포인트 넘게 올라 객장의 간광판이 붉은 빛 일색인 것이 그리 반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문모씨(여.32.회사원) 역시 이날 하루는 퇴근하는 발걸음이 가볍기만 했다. 투자한 주식이 폭이 크지는 않지만 조금이나마 올라서다. '폭락사태가 이어지면 어쩌나 했는데 다시 회복돼 다행'이라는 그는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은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날 하루 서울시내 증권사 객장과 각 회사 사무실은 다시 오름세를 탄 주식시장이 화제였다. 점심식사도 거른채 증권사 객장에 들른 샐러리맨들은 오름세로 반전된 주가에 모처럼 밝은 표정이었다. 직장 사무실 역시 지난 며칠간 숨졸였던 얘기들을 나누며 오랜만에 활짝 갠 모습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하룻동안 얼마를 벌었다'며 기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럴줄 알았으면 며칠 더 갖고 있어 볼걸 그랬다'며 아쉬워하는 투자자들도 많았다. 인터넷 주식거래를 하는 S건설의 이모과장은 '오랜만에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볼 맛이 난다'며 '앞으로 당분간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일이 없었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대치동 일대에 몰려있는 증권사지점을 드나드는 주부들의 표정도 확 펴졌다. 전광판을 바라보며 얼마나 더 오를지 직원에게 묻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주가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매도주문을 냈던 일부 투자자들은 오후들어 상승세가 지속되자 서둘러 매수주문을 내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연출됐다. 주부 배은옥(53.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주가가 떨어져 며칠간 남편한테 타박을 받았는데 오랜만에 큰소리칠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저녁 시내 곳곳의 술집도 단연 주가가 화제였다. 이날 명동.여의도 등 사무실 인근의 술집들은 삼삼오오 모여 주식시장을 안주삼아 술잔을 주고 받느라 떠들석 했다. 심지어 '상한가'라는 건배구호로 술잔을 부딪히며 며칠간의 답답했던 심정을 털어내는 흥겨운 모습들도 연출됐다. 증권사 직원들도 모처럼 즐거운 기분으로 일하는 분위기였다. LG증권 김석환 양재동 지점장은 '아침부터 평소보다 20~30% 많은 150여명의 고객이 객장을 찾았다'며 '주가가 오르니 직원들도 오랜만에 부담없이 웃으며 업무를 할 수 있었다' 고 전했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