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일요일인 13일(현지시간) 국책 모기지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긴급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 금융시장 개장을 겨냥해 전격 발표한 이번 조치로 달러가치가 오르고 아시아 증시가 상승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요는 일단 진정될 조짐을 보였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모기지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두 거대 금융기관의 파산을 막기 위한 것으로 베어스턴스 구제금융에 이어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FRB는 이날 성명을 통해 “FRB 이사들이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재할인 대출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16일 베어스턴스 붕괴 직후 FRB가 투자은행에도 재할인 창구를 개방한 ‘베어스턴스식 해법’을 답습했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은 FRB를 통해 상업ㆍ투자은행처럼 2.25%의 재할인금리로 긴급자금을 대출 받을 수 있게 됐다. 두 기관은 대신 추가 부실을 막고 재무 및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 FRB의 감독을 받게 된다. 헨리 폴슨 재무부 장관도 별도성명을 통해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FRB의 재할인 창구를 이용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두 기관에 대한 재무부의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 한도)을 현재 각각 22억5,000만달러에서 좀 더 확대할 수 있도록 의회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또 필요할 경우 18개월 동안 두 기관의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권한을 의회가 마련한 주택법안에 추가로 반영하기로 했다. 재무부는 크레디트라인 증액과 주식매입 권한을 일명 ‘모기지 갈아타기’법안으로 불리는 3,000억달러 규모의 새 주택종합법안에 반영, 이르면 이번 주 중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시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미 의회는 재무부의 이 같은 긴급 지원방안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미 금융당국이 지난해 여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 발생 이후 공휴일에 긴급 시장안정대책을 발표하기는 이번이 세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