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捕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포도청 및 포도대장의 중요한 임무는 도적을 예방하고 검거하는 일이었다.
이 책은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포도대장의 삶을 간추렸다. 최초의 포도대장이라 할 수 있는 체포왕 이양생부터 고종 대에 천주교인들로부터 '염라대왕'이라 불린 이경하까지 12인의 포도대장에 관한 기록이다.
군대가 상주할 수 없는 도성에서 포도대장은 치안 유지를 책임진 상대적으로 막강한 군사력을 거느린 존재였다. 때문에 왕의 측근이 임명됐고, 왕의 심복으로서 왕실을 경호하거나 정치적인 사건을 조작하고, 왕의 적들을 검거해 숙청하기도 했다.
저자는 "포도대장에게는 권력형 스캔들, 나라를 뒤흔든 역모, 소소한 절도사건, 끔찍한 살인사건 등 많은 이야기가 따라붙었다"며"조선시대 포도대장을 살피는 것은 조선시대 범죄를 살피는 것이고, 조선시대 범죄를 살피는 것은 조선의 사회사를 살피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책은 조선시대 최초의 포도대장 이양생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공식 명칭은 포도장이지만 임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조선시대 관리의 표본이 될 만한 인물이었다. 이에 반해 권력을 잡자 부패한 포도대장이 된 한희길도 있었다. 한희길은 광해군 때에 이른바 '칠서의 옥(七庶之獄)'이란 역모사건을 다루었다. 존재하지 않았던 역모사건을, 역모했다고 자백 받으려니 가혹한 고문이 이어졌다.
우리가 의적으로 알고 있는 임꺽정을 잡아 효수한 포도대장 남치근의 얘기도 흥미롭다. 책은 "임꺽정은 실제로는 첩을 여럿 거느리고 죄 없는 나무꾼의 배를 가르는 등 포학한 짓을 저질렀다"며"포도대장 남치근은 토포사가 되어 임꺽정을 잡아 효수했음에도 체포 과정에서 민폐를 끼쳤다 하여 탄핵을 받았다"는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펼쳐 놓는다. 1만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