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세상] 미국 복음주의 작가의 기독교 안내서

■ 수상한 소문(필립 얀시 지음, 포이에마 펴냄)


그리스도인은 타종교인이나 무신론자에게 자신이 지닌 기독교 신앙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아니,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 이전에 자신이 '어떠한' 신앙을 '왜'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기독교 신앙을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어딘가에 영적인 세계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미국의 복음주의 작가 필립 얀시가 '회의자의 가이드'로 나섰다.

허블망원경과 인터넷이 주름잡는 이 세상에서 기독교 신앙이 과연 말이 되는 것인지, 현대 문명이 삶의 근본 원리를 다 파악했는지, 아니면 뭔가 중요한 요소를 빠뜨렸는지 제대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혹시 지상의 모든 진리와 아름다움, 선함과 쾌락은 그 너머 영원한 무엇을 가리키는 표지가 아닐까? 얀시는 예의 그 솔직한 자세로 미(美), 사랑과 성(性), 고통과 욕구, 죄와 죄책감 같은,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을 하나씩 검토하면서, 초월 세계의 흔적을 찾아나간다. 그가 보기에 이 세상에는 또 다른 세상에 대한 소문이 곳곳에서 메아리치고 있다. 물론 죄로 망가져 뒤죽박죽이고, 그다지 하나님의 세계처럼 보이지 않을 때도 많다. 더욱이 그 소문은 귀를 기울이는 자에게만 들린다. 하지만 이 두 세계는 서로 연대해 하나님 나라를 퍼뜨려나간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도인은 두 세계를 통합시키고, 조각난 세계를 이어 거룩하게 할 것을 요구 받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다음은 기독교에 관한 그의 성찰이다.

"내가 기독교로 돌아온 이유는 내게 필요했던 균형을 잡아줌으로써 주위 세계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피조물이라며 모든 사람을 높이면서도 그 형상이 손상되었다고 경고한다. 나는 이 사실을 그 동안 만났던 모든 사람에게서 확인했다. 기독교는 성, 돈, 권력을 하나님이 주신 선한 선물로 존중하면서도 그것들의 엄청난 파괴력 때문에 마치 방사성 물질처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가르친다. 기독교는 혼란스러운 인간의 갈망에 현실적인 처방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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