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삼성중] 발전설비 빅딜 급류탄다

한국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사업이관 범위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발전설비 및 선박용 엔진 부문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 급류를 탈 전망이다.설비 이관범위를 둘러싼 삼성과 한중의 이견은 발전설비 및 선박용 엔진빅딜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동안 삼성은 발전설비부문에서 사업용은 물론 산업용까지 모두를, 선박엔진부문에서는 중속 및 저속용 모두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중은 산업용과 중속엔진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협상에서 양측은 서로의 주장을 수용함으로써 대타협을 얻어냈다. 이에 따라 발전설비 일원화 계획은 조만간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또 그동안 미루어졌던 한국중공업 민영화계획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양측 합의내용=한중이 그동안 인수를 거부하던 산업용 보일러부문을 인수하는 대신 인수가격을 1원으로 결정했다. 사실상 삼성중공업이 한국중공업에 무상으로 양도하기로 한 것이다. 또 한전에 납품하는 사업용 발전설비는 미래수익가치(DCF)를 평가해 한국중공업이 삼성중공업에 대가를 지급하기로 했다. 선박용 엔진에 대해서는 한중이 삼성의 사업전체를 이관받기로 했다. 한중은 양수도계약후 2개월이내에 엔진사업분야를 영위할 독립법인을 설립키로 했으며 삼성은 현금을 출자하고 한중은 현물 또는 현금을 출자해 지분의 과반수를 확보하도록 했다. ◇향후일정=삼성과 한중은 물론 현대중공업도 5일부터 곧바로 이관대상 사업에 대한 평가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대와 한국중공업간의 합의는 이미 지난달 마무리된 상태. 따라서 3사는 이달말까지 각자가 정한 제3의 평가기관을 통해 3자가 교차로 상대편의 평가액을 다시 산정, 평가해 이달말까지 최종 평가액을 확정짓게 된다. 또 이를 토대로 가격협상을 다시 벌이게 된다. 이에 따라 발전설비 일원화는 늦어도 내달중에 마무리되고 9월부터는 한국중공업의 민영화 논의를 벌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은 문제=이번 합의에는 그러나 인력문제가 언급되지 않아 앞으로 이 문제가 빅딜 타결에 가장 큰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당초 인력문제에 대해서는 삼성은 인력 및 자산을 모두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반면 한중은 모두를 받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결국 이 문제는 타결짓지 못한채 사업이관만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 일원화과정에서 노조와의 마찰이 최종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의 인력은 발전설비부문 900여명, 선박용엔진부문 300여명 등 모두 1,200여명.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3사가 각각 이관사업에 대한 평가액을 나름대로 산정해 왔기 때문에 평가는 이달말이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인원조정 문제는 각사 노조의 대응 등을 고려할 때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병호 기자 BHM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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