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투자로 종주국 위상 다진다"

■ 삼성, 세계 최대 '세미콘 클러스터' 조성
메모리-비메모리 동반성장모델 가속화
고용창출로 경기활성화에 기여 포석도
"투자효과확산 반도체산업 재도약 기대"


‘삼성전자가 33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세계 최대의 반도체단지 조성에 나선 것은 과감한 선(先)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반도체 종주국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전략적 의미를 담고 있다.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결단’ 없이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자리에 오르는 ‘제2의 반도체 신화’도 꿈꿀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아울러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산업투자 열기에 불을 지피고 1만4,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신규 고용창출을 통해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기업’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다목적이 깔려 있다. ◇‘새로운 성공신화’ 일군다=우선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가 이건희 회장의 사재출연으로 지난 74년 반도체사업을 시작한 후 최대 규모로 말 그대로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 진출 당시에도 이 회장이 경영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사재를 털어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총체적 경제 불황기에 이 회장의 선견지명으로 시작한 삼성 반도체사업이 지난 한 세대 동안 눈부신 성장을 기록, 반도체 30년 신화를 창조해냈듯 끊임없는 기술개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다음 세대에서 새로운 성공신화를 이룩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92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8인치 생산라인(5라인) 투자를 결정한 뒤 본격 생산에 들어간 93년부터 곧바로 메모리업계 세계 1위에 올랐으며 이후 현재까지 13년째 ‘톱’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어 2001년 12인치 메모리 양산라인을 업계 최초로 도입, 메모리 시장점유율을 18%에서 25%로 끌어올렸으며 현재도 30%가 넘는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이 투자적기’=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반도체업의 특성인 ‘타이밍’을 고려한 절묘한 투자이며 향후 반도체 전체 업계 1위에 ‘삼성’의 이름을 올리기 위한 야심찬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좀더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12월6일 이 회장이 주재한 반도체 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월드-리딩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는 성격으로 5∼10년 뒤를 대비한 투자 및 기술개발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 등을 계기로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용 반도체를 집중 육성하면서 ‘메모리-비메모리 동반성장 모델’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업계는 차세대 캐시카우인 낸드플래시 시장을 놓고 하이닉스와 인피니온ㆍ마이크론 등 후발주자들이 대공세에 나서고 하이닉스-ST마이크로, 인피니온-SMIC, IBM-도시바-소니 등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등 경쟁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며 “삼성의 이번 투자결정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파급효과 확산될 듯=삼성의 화성 제2단지 조성은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주변 장비업체와 재료업체의 대규모 동반 입주가 예상되는 등 국내산업에도 적지않은 파급효과를 일으킬 전망이다. 삼성의 반도체 산업단지는 세계적으로도 유일하게 연구개발과 생산ㆍ영업ㆍ지원시설 등 모든 유관부서가 한 곳에 밀집해 있어 의사결정과 실행, 시장상황 대처 등 업무 추진속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첨단 반도체 라인에는 국내 장비 및 재료업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어서 국내 반도체 관련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산업 30년의 역사 동안 과감하고 절묘한 선투자를 통해 세계 일류의 자리에 오른 삼성전자기 이번 ‘제2기 중장기 전략’을 통해 반도체산업의 새 역사를 어떻게 써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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