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경예산 4조1,775억원 편성

정부는 경기진작을 위해 4조1,775억원의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 편성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 포인트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원은 세계잉여금 1조4,168억원, 한국은행 잉여금 9,007억원, 법인세 등 세수 경정액 1조317억원, 농업이자차액보전 감소액 3,000억원, 자동차교통관리개선특별회계 5,283억원 등으로 마련됐다. 이에 따라 올해 일반예산은 111조4,831억원에서 114조8,323억원으로 3조3,492억원 늘어난다. 이는 지난 해 예산보다 4.7%늘어난 것이다. 추경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투자 1조5,374억원, 서민ㆍ중산층지원 6,585억원, 수출ㆍ중소기업지원 5,901억원, 농가지원 3,857억원, 지역경제활성화 9,364억원 등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3만4,000여명에게 취업ㆍ연수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난 4월 현재 7.2%까지 올라간 청년실업률을 0.7% 포인트 낮춘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가 끌어쓸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이번 추경에 동원함으로써 하반기 추경 수요가 발생할 경우 적자 국채 발행과 재정 건전성 훼손이 우려된다. 또 이 정도로는 경기를 살리기에 부족하다는 견해가 연구소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있으며 이미 추경 투입의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실기론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적 효과=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번 추경편성으로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0.5%포인트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조원대의 추경편성이 GDP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자본지출의 경우 0.16∼0.17%, 경상지출 0.06∼0.07% 등으로 평균 0.11∼0.12%의 효과가 있다는 게 정설. 4조원을 여기에 대입하면 0.5%포인트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올해안에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내년 상반기까지 분산된다. 올해 성장률에는 0.25% 포인트 정도 기여할 전망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대내외 여건 변화로 5%대에서 3%대로 내려갈 전망인 가운데 추경 편성이 도움이 되겠지만 경제성장률의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 4%대를 달성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다만 추경편성이 콜금리의 0.25% 인하와 맞물려 상승 작용을 낳고 소비심리를 어느 정도 회복시킨다면 올 하반기에만 0.5% 포인트 가량의 GDP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은 “올해 경제성장률 4% 달성 여부는 추경편성으로 민간소비와 투자가 얼마나 살아나느냐에 달렸다”며 “추경편성에는 올해 집행 가능한 사업을 모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추경편성은 또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들을 앞당겨 완공함으로써 중장기성장잠재력을 조기 확충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편성으로 경기 가평과 포천군의 신팔-일동 국도건설 공기가 내년에서 올해로 앞당겨지는 것을 비롯해 5개 국도 및 2개 철도 건설, 주거환경개선사업, 수리시설 개ㆍ보수 등이 3∼6개월 단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경예산안중 이색사업=추경예산안에는 사업의 성과를 피부로 느끼게 되거나 관심을 끌만한 사업이 적지 않다. 우선 학교의 컴퓨터가 확 바뀐다. 초ㆍ중ㆍ고교의 펜티엄Ⅰ급 이하의 저성능 노후 컴퓨터 10만2,000대가 올해 안에 팬티엄Ⅳ급으로 교체된다. 전체 대상의 35%가 올해 교체되는 것. 이는 일선학교의 교육여건 개선은 물론 대규모 컴퓨터 수요 창출로 중소 컴퓨터업체 경기진작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국민연금 상당 도우미도 주목되는 사업이다. 77억원의 예산을 투입, 국민연금 신규가입 사업장의 연금상담을 해주는 `상담도우미` 1,630명은 청년실업 해소와 다음달부터 실시되는 국민연금의 5인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을 겨냥한 이중 포석으로 해석된다. 대구지하철 참사의 원인이었던 지하철 전동차 내장재도 불연재로 전면 교체된다. 철도청 463억원과 서울지하철 400억원, 부산지하철 107억원, 인천지하철 30억원 등 모두 1천억원이 새로 투자된다. 휴전선 부근근무 사병들의 병영시설 개선에 300억원이 추가 투입돼 좁은 마루에 여러 명이 취침하고 생활하는 침상형 내무반이 침대형으로 바뀐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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