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년 정부지출 170억弗 감축"

오바마 "국방·교육·에너지 분야등 예산절감"

과도한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 정부가 7일(현시시간) 2010년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170억 달러의 정부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국방과 교육, 에너지 분야 등에서 121개의 지출 프로그램을 삭제 또는 감축해 모두 170억 달러의 예산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국방 예산 삭감 규모가 이번 예산 절감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형 장거리 폭격기 개발 사업의 예산을 줄이고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 교체 계획을 폐지키로 했다. 또 네바다주 유카산에 핵폐기물 처리장을 짓는 계획도 철회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조기교육 지원 프로그램 및 사립학교 지원금(신규 지원자 대상) 등이 예산 삭감 대상에 속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적자와 예산낭비가 문제가 안 된다는 식으로 지출을 계속 할 수는 없다"면서 "다음 정부 및 세대에게 더 이상 예산과 관련한 어려운 선택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예산 삭감은 의회가 지난 4월 의결한 예산안 규모인 3조5,500억 달러의 0.5%에 불과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는 실효성이 없을 거라는 지적이 나왔다.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정부의 예산 절감안을 환영하지만 충분하지 못하다"며 "이번 삭감 계획은 미래 세대에게 떠넘길 전례없는 빚에 대한 문제를 단지 다른 데로 돌려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9년 회계연도 재정적자를 1조7,500억 달러로 전망했고 2010년 회계연도에는 그보다 적은 1조1,710억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반면 미 의회예산국(CBO)은 2009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3.1% 규모인 1조8,4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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