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코스닥 종목을 사들이는데 열중하던 투신권이 최근 코스피 종목에 대한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신권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27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이 던진 3,000억원대 매물 중 상당량을 소화했다. 이날 투신권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액은 지난 2월6일(1,853억)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올해 투신권은 코스피 종목을 외면한 채 코스닥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투신권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6조2,09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억누르는 역할을 해왔다. 6월에는 4,617억원 반짝 순매수를 기록한 뒤 7월에는 다시 55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중소형주 펀드의 인기몰이에 부응해 3월과 4월을 제외하고는 매월 코스닥 종목을 쓸어담으며 코스닥 랠리에 일조했다. 그러나 8월(1일∼20일) 들어서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554억원과 1,42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기존 투자 행태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투신권의 월간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액이 코스닥시장 순매수액보다 커진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이는 투신권의 투자 중심이 코스닥 중소형주에서 코스피 대형주로 서서히 다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에서는 최근 중소형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새삼 부각되는 대형주로 증시 주도주가 뒤바뀌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전략팀장은 “중소형주의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 안전 자산인 대형주를 주목하고 있다”며 “원화 약세와 금리 상승 환경은 대형주에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