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틀담 드 파리’가 잇따라 국내 무대에 오른다. 원작을 각색한 애니메이션을 디즈니가 다시 뮤지컬로 만든 ‘노틀담의 꼽추’(국립극장 내년 1월 23일까지)와 소설과 동명의 프랑스 뮤지컬인 ‘노틀담 드 파리’(세종문화회관 내년 2월 23일부터 3월 20일까지)가 그것. 두 작품은 같은 원작으로 만들어 집시여인 에스메랄다와 노틀담 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 그리고 주변 남자들 간의 애증과 인간의 존엄성, 종교와 인간의 갈등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표현한다. 하지만 줄거리와 등장인물과 무대장치와 음악 등에서 두 작품은 차이가 많다. ◇노틀담의 꼽추=원작의 무거운 주제의식보다는 애니메이션적인 색채가 짙다.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도 쾌활하게 그려내 등장인물들의 연기와 다양한 군무가 경쾌하고 역동적이다.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도 있다. 대법관이 원작의 주교를 대신해 에스메랄다의 육체를 탐닉하며 그를 따르지 않는 에스메랄다를 마녀로 몰고 간다. 하지만 콰지모도의 에스메랄다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화려한 무대장치도 볼거리다. 노틀담의 꼭대기 종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사실적인 크기의 종과 콰지모도의 친구로 등장해 어려울 때 마다 위로를 해 주는 말하는 석상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하지만 너무 가벼워 당시의 심각했던 사회적인 배경과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 아쉬움이 남는다. (02)577-1987 ◇노틀담 드 파리=지난 98년 초연 이후 프랑스에서만 200만명, 전세계 11개국에서 1,000만명 관객을 끌어 모은 대작이다. 당시 시대적 상황을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매혹적인 에스메랄다를 두고 서로 다른 사랑을 하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비극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프랑스 국민 뮤지컬이다. 이번 국내 공연은 아시아 공연으로는 초연이며, 프랑스 뮤지컬이 한국에 상륙하는 것도 처음이다. 이 작품은 서정적인 음악이 최고의 매력이다. 대사없이 54곡의 노래로만 진행돼 지금까지 국내무대에 오른 뉴욕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웨스트엔드 뮤지컬과는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또 서커스를 연상시키는 기계체조, 줄타기 등 국내 뮤지컬 무대에서는 보기 드문 새로운 무대장치를 선 보일 예정이다. 현재 티켓 예매 중이며 내년 1월 16일까지 전 좌석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대적인 상황을 진지하게 표현한 독특한 뮤지컬을 기대한다면 ‘노틀담 드 파리’를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02)501-1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