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이달들어 1兆 ‘사자’ 침체장에 훈풍부나 촉각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침체된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달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한 사이 개인 투자자들이 1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저가 매수하며 주식시장의 새로운 주도세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거래소시장에서 개인들은 지난 주초인 17일 이후 총 9,586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24억원, 7,498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당분간 개인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근 고객예탁금이 11조원 가까이 늘어났다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갈 곳 없는 자금은 여전히 증시주변을 기웃거리며 저가 매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사 지점장들의 반응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편이다. 우호영 교보증권 도곡지점장은 “국내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악재가 많아 아직까지는 고객들의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쪽”이라며 “그러나 최근 신규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을 사줄 것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나는 것으로 볼 때 악재가 해소되면 주식시장으로 돈이 들어 올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대수 굿모닝신한증권 명동지점장은 “주식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개인은 많지만 실제로 매매하는 고객은 일부 거액자금을 가진 기존 고객들”이라며 “아직까지 신규자금 유입은 더디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개인들의 순매수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스마트머니(Smart Money)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중 상당부분은 강남이나 명동 등지의 사설 펀드들을 통해 들어온 뭉칫돈이라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지점의 브로커는 “당국의 규제로 인해 많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부티크(Boutiqueㆍ사설 컨설팅업체)가 암암리에 활동 중이다”며 “이를 통해 들어온 자금은 부동산ㆍ주식시장 가리지 않고 돈이 되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투자하는 자금이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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