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 컴퓨터값 오른다

◎수입 핵심부품·완제품 환차손 커/WS등 중형은 30∼50%인상 불가피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급등하면서 핵심부품 및 완제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컴퓨터 관련 제품의 가격이 잇따라 오를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화급등으로 환차손에 시달리고 있는 외국 컴퓨터업체들이 환율의 상향조정을 통해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국내 컴퓨터업체들도 이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말에서 내년초를 기점으로 워크스테이션·서버·PC·프린터 등 컴퓨터 관련제품의 가격이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특히 외국 컴퓨터업체들이 완제품을 들여다 판매하는 워크스테이션·서버 등 중형 컴퓨터의 경우 30∼50% 정도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외국 컴퓨터업체들이 환차손을 막기위해 판매에 기준이 되는 고정 원화환율을 30% 이상 올리거나 환율산정 기간을 3개월에서 한달로 단축하는데 따른 것이다. 한국IBM은 최근 달러당 원화환율을 8백10원에서 50% 상승한 1천3백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IBM이 공급하는 모든 하드웨어 가격은 일제히 50% 가량 인상됐다. 다른 업체들의 사정도 마찬가지. 한국HP는 연말까지 원화환율 조정작업을 마무리해 내년부터 30%가량 오른 가격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도 가격산정 문제를 놓고 고심중이다. 이 회사는 원화환율 책정 기간을 기존의 3개월에서 한달로 줄이고 달러기준으로 판매하는 제품의 수를 늘려 나갈 방침이다. 한국디지탈도 환율이 어느정도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대선이후의 상황을 보고 제품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LG­IBM 등 국내 업체들도 중앙처리장치 등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업체는 경쟁업체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지만 내년초께 데스크톱 PC를 비롯해 노트북 PC, 프린터의 가격을 10%정도 인상한다는 방침을 정해놓은 상태다. 이에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도 컴퓨터 관련시장 규모는 구매력감퇴와 가격의 인상요인이 겹치면서 올해보다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있다.<김기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