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하시모토 퍼포먼스에 들러리 안 할 것”

일본에 피해사실을 증언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이유로하시모토 시장의 면담을 거부했다.

24일 일본을 순회하며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7)·길원옥(84) 할머니는 24일 오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통해 긴급보도자료를 내고 “하시모토 시장의 잘 짜인 사죄 퍼포먼스 시나리오에 들러리 설 수 없다”면서 이날 예정 돼 있던 하시모토 도루 일본 유신회 공동대표(오사카 시장)와의 면담을 거부했다.

김복동·길원옥 할머니는 면담 거부의 이유를 보도자료를 통해“일본 순회집회를 하면서 여러 일본 기자들에게 입수한 정보로는, 이번 면담은 하시모토 시장이 사죄 퍼포먼스를 미리 짜놓고 심지어 무릎까지 꿇겠다는 언론 플레이용으로 준비한 것으로 안다”며 “이는 자신의 발언이 아시아 시민사회와 유엔, 미 국무부·의회 등의 비판으로 이어져 곤란한 처지에 빠지자 자구책으로 강구된 각본임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시모토 시장에 대한 한 가닥 기대를 하고 면담하려 했지만 순진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반성 없는 그의 망언이 보여준다”며 “그가 진심으로 우리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반성한다면, 그동안 뱉은 범죄성 망언을 철회하고 공식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두 할머니는 오전 11시부터 오사카 시청에서 약 30분간 하시모토 시장과 면담할 예정이었다. 하시모토 시장은 최근 “위안부는 필요했다”, “한국군도 베트남전 당시 일본군 처럼 여성을 이용했다”등의 망언을 일삼아 국제사회의 공분을 일으켰다. 그의 발언이 있고 전 세계 68개비정부 기구(NGO)는 하시모토 망언에 대한 비난 성명을 냈고, 최근 러시아 외무부도 파렴치한 주장이라고 논평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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