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업계가 올 상반기중 헛장사를 한 것으로 드러나 울상을 짓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3개 이통사들이 올 상반기에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한 금액은 모두 1조9,540억원에 달했다. 반면 이 기간동안 가입자 순증 규모는 85만7,000명에 그쳤다. 가입자 한 명을 늘이기 위해 이통3사가 사용한 마케팅 금액이 233만원에 달했다는 뜻이다. KTF의 경우 상반기중 무려 231만3,000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는 3개 이통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동안 다른 이통사로 빠져나간 고객도 198만2,000명에 달했다. 순수하게 늘어난 가입자는 33만2,000명에 불과한 셈이다. 상반기중 KTF가 사용한 마케팅 비용은 5,540억원으로 신규가입자 1인당 24만원 꼴이다. 물론 여기에는 TV광고나 월드컵 마케팅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돼 있다. 따라서 순수하게 가입자 유치를 위해 사용되는 보조금 및 대리점 수수료로만 따지면 신규 가입자 한 명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만원대로 내려간다. SKT와 LGT의 신규 가입자 1인당 획득비용도 KTF와 비슷한 수준이다. 개별 회사들로서는 이탈하는 가입자만큼 경쟁사의 가입자를 뺏어와야 현상을 유지할 수 때문에 고육지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장이 확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제로 섬(zero-sum)’ 게임에 무려 2조원을 쏟아 부은 셈이다. 특히 이런 마케팅 비용은 결국 요금으로 전가되기 때문에 소비자 후생은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불법보조금 경쟁 대신 요금제도 혁신 등 본원적인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 불법보조금 경쟁은 모든 사업자에게 피해로 돌아간다는 교훈을 남겼다”면서 “앞으로는 요금제나 서비스품질 등 본원적인 경쟁으로의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광기자 chk0112@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