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자랑하더니… 망신살 뻗친 LTE

"지하철 등서 안터진다" 하소연… 이통3사 가입자 유치 경쟁 탓
정확한 서비스 지역 고지 안해… 방통위 "아직 제재 계획 없다"




LTE 전국망 구축 했다지만…
"지하철 등서 안터진다" 하소연… 이통3사 가입자 유치 경쟁 탓정확한 서비스 지역 고지 안해… 방통위 "아직 제재 계획 없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최근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구입한 박미진(31)씨는 서울에서 쓰는데 문제가 없는 LTE가 부모님이 계신 경기도 양주로 갈 때는 어김없이 끊겨 불만이다. LTE 서비스 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3세대(3G) 이동통신망으로 인터넷을 쓸 수밖에 없는데, 3G로 인터넷을 쓰더라도 비싼 LTE 정액요금제에서 데이터 이용량이 차감되기 때문이다. 인터넷 스마트폰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박 씨처럼 LTE 스마트폰 ‘불통’을 호소하는 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회사에선 잘 되는데 정작 지하철에서 LTE가 안 터진다’, ‘부산 해운대에선 되는데 해운대에서 조금 벗어나면 안 터진다’는 등의 하소연이다.

이동통신사들이 LTE 전국 서비스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서비스 만족도는 아직 낮은 편이다. 이통사간 경쟁이 가열될수록 LTE 서비스와 관련된 가입자들의 불만은 쌓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제기된 LTE 관련 민원은 지난해 12월 7건, 올해 1월 128건, 2월 137건, 3월 248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이같은 문제가 생기는 이유로는 우선 이통사들이 LTE 서비스 범위가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을 제대로 고지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박 씨는 “대리점에서는 전국에서 LTE가 다 된다는 말 밖에 못 들었다”고 전했다.

이통 3사의 ‘전국망’ 구축 범위가 모두 다르지만 너나 할 것 없이 ‘전국망’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가령 판매점에서‘서비스 범위가 인구 대비 95%, 100%’라고 설명하면 소비자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문제없이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도권 및 전국 주요도시 등 인구가 많은 지역에 한해 95%, 100% 수준의 LTE 통신망이 구축됐다는 뜻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 종사자들이 듣기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이라며 “사람들이 거주 지역에만 머무르는 것도 아닌데, 자칫하면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통신 3사간 과열경쟁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일단 가입자를 모으고 보자’는 식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다 보니 정확한 서비스 지역 등의 정보를 고지하고 있지 않다는 것.

사정이 이렇지만 소비자의 불만을 불식시킬 수 있는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달 ‘LTE 가입자를 모집하면서 서비스 지역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만 내놨을 뿐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제재 계획은 없다”며 “안내와 달리 실제로는 LTE가 안 된다는 등의 민원이 늘어나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지난달 ‘전국망’이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서비스 개통 지역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 LTE 광고에 대해 ‘의견 제시’ 조치를 취했으나, TVㆍ신문 광고만 바뀌었을 뿐 일선 대리점 등에서는 여전히 ‘전국망 서비스 개시’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