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비케이(073190)(옛 듀오백코리아)가 자사 기술을 베꼈다며 퍼시스(016800) 계열 국내 1위 의자전문기업인 시디즈를 제소한 특허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시디즈의 대표제품 '미또'에 적용된 회전·고정 모드 선택 기능이 디비케이 듀얼린더에 적용된 기술을 침해했다는 것. 앞서 디비케이는 지난 2012년에도 시디즈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벌여 승소한 바 있다. 이번 판결로 중견기업 퍼시스는 최근 수년간 물의를 빚은 위장 중소기업 팀스(134790) 사건에 이어 중소기업 기술 카피 논란으로 또다시 도마에 오르게 됐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특허심판원 제4부는 디비케이가 시디즈를 상대로 제기한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시디즈가 '미또'의 높낮이 조절 부품인 '가스실린더'에 회전의자를 고정할 수 있는 기능(스위치 중심봉)을 더하면서 동일 기능의 '듀오백 듀얼린더'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판정한 것이다. ★2013년12월23일자 17면 참조

디비케이 관계자는 "중견 가구사인 퍼시스와 시디즈를 상대로 한 두번의 특허소송에서 모두 승소하게 됐다"며 "지난해말 소송을 제기할 당시 시디즈는 과거에 듀얼린더 특허를 침해했던 기술과 전혀 다른 기술을 적용한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이번 소송을 통해 명백한 침해 사실이 밝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비케이는 2007년 부품사와 공동으로 듀얼린더 기능의 가스실린더를 개발해 2008년 특허 등록했다. 그런데 시디즈가 유사기능의 스위치 중심봉을 주력 제품인 '링고'에 적용하자 지난 2012년4월 디비케이는 시디즈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청구, 지난해 9월 이겼다.

문제는 이 같은 판결에도 시디즈가 다시 듀얼린더와 흡사한 스위치 중심봉을 탑재한 신제품 '미또'를 또 출시한 것이다. 링고와 미또에 적용된 스위치 중심봉을 납품한 협력사도 동일했다. 이에 따라 디비케이는 '미또' 제품 관련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에 나섰고 지난해 11월 양사의 특허분쟁이 재개됐다.

당시 시디즈 측은 "미또에 사용한 가스실린더는 링고에 적용했던 스위치 중심봉 기술과 전혀 다른 기술이 적용된 것이어서 특허소송에서 승소할 것"이라고 자신했으나 특허심판원은 디비케이의 손을 들어줬다. 설삼민 특허심판원 제4부 심판장은 판결문을 통해 "확인대상발명(미또 관련 특허)은 청구인(디비케이) 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며 "심판청구를 인용하고 심판비용은 피청구인(시디즈)이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소송 결과에 대해 시디즈는 난처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디즈 관계자는 "링고에 적용된 기술과 전혀 다른 기술을 적용했다는 부품사의 말을 믿고 미또를 출시했고 특허소송에서도 승소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며 "항소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디비케이는 "동종업계에서 특허침해와 같은 더 이상의 분란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미또 제품에 대한 판매 중단이나 손해배상 등을 위한 민·형사 소송에 나설 지는 아직 결정한 바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