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강한 바람으로 높은 파도가 치며 기름띠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제거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태안=김주성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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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천수만을 사수하라"
기름띠 접근에 주민·대책본부 총력저지 나서
태안=박희윤 기자 hypark@sed.co.kr
13일 강한 바람으로 높은 파도가 치며 기름띠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제거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태안=김주성기자
"안면도와 천수만에는 기름 한 방울도 닿지 못하게 할 겁니다. 이곳이 피해를 입을 경우 태안 전체는 절망하게 됩니다."
13일 악천후로 인한 강한 바람에 남쪽으로 이동한 기름띠가 안면도 근해까지 몰려왔다는 소식에 태안군 남면과 안면도 주민들이 전시 상태의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 어촌계 주민들은 이날 오전 일찍 어선 7척을 띄웠다. 전날 오후 기름띠가 토도까지 번졌다는 소식에 안면도까지 넘어오지 않았나 확인하고 기름띠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어민들은 기름띠가 백사장항 지근 거리인 거화도까지 번진 것을 확인했으나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때문에 회항하고 말았다.
주민들은 오후 들어 바람이 더욱 강해지자 조만간 기름띠가 안면도까지 밀려올 것이라고 보고 걱정 속에 안면도를 지키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백사장항 어촌계는 주민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린 데 이어 만일에 대비해 흡착포 등 방제장비를 충분히 챙기고 천수만을 지키기 위한 결사항전 태세를 갖췄다.
김규택 어촌계장은 "천수만에는 이 지역 어민들의 생활 터전인 바지락양식장이 자리잡고 있다"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기름띠가 천수만으로 들어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안군 남면 몽산포ㆍ청포대해수욕장과 안면읍 상봉ㆍ안면ㆍ꽃지해수욕장 등지의 주민 수천명 또한 준전시 상태를 유지했다. 만리포ㆍ천리포해수욕장처럼 기름피해를 입게 될 경우 생활기반을 한꺼번에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방제대책본부 또한 기상악화로 해상방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칫 기름띠가 안면도와 천수만 쪽으로 이동할 것에 대비해 모든 가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했다.
방제대책본부는 천수만 유입을 막기 안면도 연륙교 아래에 두 겹으로 쳐 있는 오일펜스를 세 겹으로 늘렸고 이에 앞서 이날 오전부터 250톤급 방제정 등 함정 80척과 항공기 14대 등을 동원해 남하하는 기름띠 방제에 총력전을 펼쳤다.
당국과 주민들은 서해중부 먼바다에 인 풍랑으로 기름띠가 안면도와 천수만으로 흘러들 가능성을 대비, 밤 늦게까지 대기하며 해상방제 활동을 폈다.
입력시간 : 2007/12/13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