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엔 소득10% 건보료 낼 판

건강보험 부담 10년 후 80兆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민의료비가 10년 후 지금의 2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되는 급여액은 2.4배 늘어난 8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계가 나왔다. 이 같은 가정이 현실이 되면 국민들은 소득의 10%를 건강보험료로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연구위원은 23일 `보건복지포럼' 최신호에서 올해 77조원 규모인 국민의료비가 인구노령화와 신의료기술 발전, 의료이용량 증가로 2015년 110조원, 2020년에는 156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0년에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5%에 이를 것이라는 가정 하에 예측됐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의료비 비중도 2010년 7.1%에서 2015년 8.3%, 2020년 9.6%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올해 건강보험에서 병·의원, 약국 등에 지출하는 급여비가 33조5,700억원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4조원 이상씩 늘어나 2015년엔 51조7,600억원, 2020년에는 80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건강보험 재정은 2001년 13조원 규모였으나 8년 만인 지난해 2.31배 증가한 30조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세계 유래 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로 건강보험 진료비가 지출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기준 약 10%에 불과한 65세 이상 인구가 약 30%의 건강보험 재정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20년에는 전 인구의 15% 이상이 65세를 넘어 보험진료비의 약 43%를 65세 이상 인구가 사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소득이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국민들이 의료기관을 찾는 횟수도 더 잦아진다.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질환의 종류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신 연구위원은 “이 모든 것들이 건강보험 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면 2020년에 건강보험 급여비가 80조4,000억원, 건강보험 관리운영비까지 포함하면 83조500억원이 있어야 건강보험의 지속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나는 건강보험 지출규모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국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신 연구위원은 “2020년도 보험재정을 감당하려면 소득 대비 10% 이상을 보험료로 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정도 보험료율은 우리나라 국민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 여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건강보험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 보험료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억제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들이 고민돼야 한다며 보험료 부과기반의 확대와 피부양자 조건 강화, 지불제도 개편, 약제비 합리화 등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전체 소득의 45%를 차지하는 근로소득만 보험료 부과대상이고 연금 및 금융소득, 임대소득, 양도소득 등은 부과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지적하고 "의료쇼핑을 자제시키기 위해 본인부담금 인상 등을 통해 가입자의 불필요한 의료이용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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